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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외 원조 동결서 필리핀 면제...'인도·태평양 전략적 중요성' 확인

53억 달러 규모 안보·마약퇴치 프로그램 지원 유지
분석가들 "미·중 경쟁 속 필리핀의 전략적 입지 강화" 평가
2024년 7월 30일 필리핀 메트로 마닐라 케손시티의 캠프 아기날도에서 질베르토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부 장관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7월 30일 필리핀 메트로 마닐라 케손시티의 캠프 아기날도에서 질베르토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부 장관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의 전 세계 대외 원조 동결 조치 속에서도 필리핀이 예외로 인정받으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필리핀의 전략적 중요성이 재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2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테레시타 다자 필리핀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필리핀에 대한 해외 군사 자금 일부에 대한 면제를 통보했다"며 양국이 "조약 동맹에 전념하고 국방 협력과 상호운용성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0일 취임 직후 '미국 우선주의' 의제에 따라 모든 대외 원조를 90일 동안 동결하도록 지시했다. 이 기간 동안 인도주의적 및 보건 원조를 포함한 모든 해외 원조 프로그램이 검토 대상이 된다. 그러나 필리핀은 이 조치에서 면제되어 안보 및 마약 퇴치 프로그램에 배정된 53억 달러를 계속 지원받게 됐다.

특히 면제 대상에는 필리핀군과 필리핀 해안경비대 현대화를 위한 3억3600만 달러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미국이 2024년 필리핀 보안군 현대화를 돕기 위해 미화 5억 달러의 해외 군사 자금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대만 내 프로그램을 위한 8억7000만 달러도 함께 면제 대상이 됐다.

지정학 분석가이자 드 라 살 대학의 국제 관계 강사인 돈 맥클레인 길은 "미국과 중국 간의 거대한 트레이드 오프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두 초강대국 모두 '강대국 야망'을 달성하는 데 있어 전망을 낮추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필리핀이 "동남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이익에 관한 한 첫 번째 줄에 있다"고 강조하며, 남중국해에 대한 영유권을 확보하려는 필리핀의 목표가 미국의 전략적 이해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국익재단의 훌리오 아마도르 임시 회장은 "이번 면제는 미국이 말과 행동을 일치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반대론자들에게 증명하는 것"이라며 "동맹 관리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계"라고 평가했다. 또한 "미국은 필리핀과 안보 문제에 대해 협력하는 데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키예프를 비난하고 러시아와의 평화 협상을 중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일부 동맹국에 대한 입장 변화를 보이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필리핀에 대한 미국의 지원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마도르는 "트럼프 행정부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수사는 일관됐지만, 필리핀을 겨냥한 그러한 수사는 없었다"며 "마닐라에 대한 그런 반감은 없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번째 임기 동안에도 미국과 필리핀 간 74년 된 상호방위조약에 대한 약속을 확인했으며, 남중국해에서 필리핀군에 대한 무력 공격이 이 협정을 발동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아마도르는 트럼프 행정부와 바이든 행정부가 "서로의 업적을 토대로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지역 억지력을 위한 동맹 강화가 "다음 단계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아마도르는 군사 원조의 효과적인 활용과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의 협력이 이제 필리핀의 과제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마닐라의 결정을 주시할 것이며, 필리핀이 미국의 의제를 얼마나 지지하는지에 따라 향후 관계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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