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현지시각) 미국의 시장정보 조사업체 비주얼캐피털리스트가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애플이 3조4000억 달러(약 4877조 원)의 시가총액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기업 가치를 기록했다.
이 자료는 미국, 유럽(영국 포함), 중국의 상장 기업들을 대상으로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을 파악한 것으로 데이터는 글로벌 시가총액 분석 사이트 컴퍼니스마켓캡닷컴과 경제 전문매체 야후파이낸스의 보도 내용을 기반으로 지난 10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 미국, 10대 기업 총 시가총액 20조4000억 달러
미국 기업들은 상위 10위 안에 무려 9개 기업이 1조 달러(약 1434조 원) 이상의 시가총액을 기록했다.
엔비디아가 3조3000억 달러(약 4734조 원), 마이크로소프트가 3조1000억 달러(약 4448조 원)), 아마존이 2조5000억 달러(약 3587조 원),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이 2조3000억 달러(약 3300조 원) 등으로 애플의 뒤를 이었다. 빅테크 기업들이 상위권을 싹쓸이한 셈이다.
이밖에 메타플랫폼스가 1조8000억 달러(약 2583조 원), 테슬라와 브로드컴이 공히 1조1000억 달러(약 1578조 원), 버크셔 해서웨이가 1조 달러(약 1435조 원)로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동시에 1조 달러 클럽에 들었다.
미국 기업 상위 10곳의 총 시가총액은 20조4000억 달러(약 2경9274조 원)에 달하는 셈인데 이는 유럽과 중국의 상위 10대 기업의 시가총액을 합친 금액의 3배 이상이라고 비주얼캐피털리스트는 밝혔다.
◇ 유럽·중국, 특정 산업 집중…美 빅테크와 격차
이어 프랑스 명품 기업 LVMH가 3590억 달러(약 515조 원), 독일 소프트웨어 기업 SAP가 3330억 달러(약 4778조 원)로 그 뒤를 이었다. 유럽 기업들은 주로 제약, 명품, 에너지 등 전통 산업에 강점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기업 중에서는 텐센트가 5137억 달러(약 737조 원)로 가장 높은 시가총액을 기록했다. 그 뒤를 3101억 달러(약 444조 원)의 중국공상은행(ICBC), 2645억 달러(약 379조 원)의 알리바바, 2517억 달러(약 361조 원)의 구이저우 마오타이 등이 이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패권 대결,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중국 기업들의 성장세는 다소 둔화된 상태인 것으로 분석됐다.
◇ 미국 기업, 미래 성장성 높은 평가
비주얼캐피털리스트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높은 수익성과 확장성을 기반으로 투자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며 고평가를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기반 기업들은 물리적인 생산 확대 없이도 글로벌 시장을 빠르게 장악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다는 설명이다.
특히 애플의 주가수익비율(PER)은 38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럽 최고가 기업인 LVMH(28배)보다 높은 수준이다. 엔비디아의 PER 역시 45배를 기록하며 AI 반도체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기반으로 고평가 받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 글로벌 시장, 미국 기업 중심으로 재편
비주얼캐피털리스트는 "미국 기업들은 시장 가치뿐 아니라 기술력과 혁신 측면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세계 최대 자본시장을 바탕으로 한 풍부한 투자 유입과 더불어 혁신 친화적인 기업 문화가 이 같은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은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첨단 기술 인프라, 유수의 대학 및 연구소, 스타트업 생태계 등이 긴밀히 연결돼 있어 지속적인 혁신을 가능케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유럽과 중국 기업들은 특정 산업에 집중돼 있어 성장성과 확장성 측면에서 미국 기업과 격차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중국 기업들은 미중 갈등 심화로 인한 규제, 수출 제한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가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