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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무부, 중국 공식 호칭 '中 공산당'으로 변경... 트럼프 2기 대중 기조 표출

국무부 홈페이지서 '중화인민공화국' 삭제하고 'CCP' 사용
루비오 "가장 위험한 적" 규정... 中 "단호히 반대" 맞서
전문가들 "미중 갈등 새 국면 진입" 분석
2022년 10월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이후 신임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기자들과 만나 연설을 마친 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연설을 마치고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2년 10월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이후 신임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기자들과 만나 연설을 마친 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연설을 마치고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국무부가 공식 문서에서 중국을 지칭하는 호칭을 변경하며 미중 관계에 새로운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일본 경제매체 닛케이는 22일(현지시각) 미 국무부가 홈페이지상 중국 관련 설명에서 공식 국가명칭을 변경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지난 13일 중국 관련 현황 자료를 업데이트하면서 기존 바이든 행정부에서 사용하던 '중화인민공화국(PRC)' 대신 '중국(China)' 혹은 '중국 공산당(CCP)'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중국 관련 공식 문서 변경이다.

새로 업데이트된 현황 자료에는 "중국은 중국 공산당의 목표를 전 세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수단으로 오랫동안 국제기구를 조종하고 전복하려 시도해 왔다"며 "중국 공산당의 미국 정부 등에 대한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을 저지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 사용하던 상대적으로 중립적인 표현과는 확연히 다른 것으로 평가된다.

대중 강경파로 알려진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런 기조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지난 16일 예루살렘에서 "중국 공산당은 가장 강력하고 위험한 적"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지난달 상원 인사청문회에서도 "중국 공산당의 위협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겠다"며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중국은 즉각적으로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 궈자쥔 부대변인은 지난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강렬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명한다"면서 "중국에 대한 중상모략과 압력을 중단하고 객관적인 태도로 미중 관계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이런 조치는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닛케이는 이번 호칭 변경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중 강경기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 공산당'이라는 표현의 공식 사용은 미중 관계에서 새로운 긴장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황 자료의 전반적인 논조 역시 이전보다 훨씬 비판적이고 직접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있어, 향후 양국 관계의 악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이번 조치는 미국 정부의 공식 문서에서 처음으로 중국의 국가 정체성과 통치 체제를 정면으로 문제 삼았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는 단순한 외교적 수사의 변화를 넘어 미중 관계의 본질적 변화를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향후 양국 간 갈등이 더욱 첨예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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