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정책 여파...'최소 허용' 규정 폐지
중국 온라인 쇼핑 업계 타격...미국 시장 확장 제동
소비자 가격 상승 우려...논란 속 미·중 무역 갈등 격화
미국 우정국(USPS)이 중국과 홍콩에서 미국으로 배송되는 모든 소포의 배송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해 파장이 일고 있다고 미 경제방송 CNBC가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중국 온라인 쇼핑 업계 타격...미국 시장 확장 제동
소비자 가격 상승 우려...논란 속 미·중 무역 갈등 격화
미 우정국의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멕시코, 캐나다에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한 데 따른 것으로, 특히 중국 온라인 쇼핑 업체들의 미국 시장 확장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보도에 따르면 미 우정국은 기관 웹사이트를 통해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중국과 홍콩 우체국에서 오는 모든 소포의 발송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편지와 대형 봉투 등 '플랫' 요금을 적용받는 우편물은 이번 배송 중단 조치에서 제외된다. 이번 발표는 즉시 발효됐으며, 중국과 홍콩에서 오는 소포 배송에 차질이 예상된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토요일 중국, 멕시코, 캐나다에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한 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30일 동안 유예했지만,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10% 관세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 행정 명령의 핵심은 '최소 허용'(de minimis)으로 알려진 무역 허점을 폐지하는 것이다. 최소 허용 규정은 수출업체가 800달러 미만의 패키지를 면세로 미국에 배송할 수 있도록 허용해왔다. 그동안 중국 온라인 쇼핑 업체들은 이 규정을 활용해 저가 공세를 펼쳐왔다.
최소 허용 규정은 셰인(Shein), PDD 홀딩스의 테무(Temu) 등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들에게 중요한 마케팅 도구였다. 이들 업체는 의류, 가구, 전자제품, 가정용품 등 다양한 품목을 초저가로 판매하며 미국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해왔다. 그러나 이번 규정 폐지로 인해 이들 업체의 가격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해졌다.
미국 세관 및 국경 보호 기관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은 2024년에 13억 건 이상의 최소 허용 물품을 처리했다. 미국 하원 중국 공산당 특별위원회는 2023년 보고서에서 테무와 셰인이 해당 규정에 따라 미국으로 배송된 모든 패키지의 30% 이상과 중국에서 시작된 모든 최소 허용 물품의 "거의 절반"에 대해 "책임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번 우정국의 배송 중단 조치가 DHL, FedEx, UPS 등 민간 배송 업체를 통해 중국과 홍콩에서 발송된 패키지에도 적용되는지는 불분명하다. 미국 우정국 대변인은 해명 요청에 대해 기관의 발표 내용을 재차 강조했다.
컨설팅 회사 iMpact의 크리스 페레이라 사장은 국경 간 전자상거래 회사가 마지막 마일 배송의 약 31%를 USPS에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USPS가 "전통적으로 비용 효율적인 옵션이었으며, 특히 중국 소규모 판매자에게 적합했다"고 덧붙이며, 이번 중단으로 인해 판매자 비용이 증가하고 미국 소비자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의원들은 그동안 최소 허용 수입이 중국 기업에 관세를 우회할 수 있는 불공평한 이점을 제공한다고 주장해왔다. 무역 관리들은 또한 최소 허용 패키지는 "최소한의 문서화 및 검사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무역 단체와 시민단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소 허용 약물 운송을 제한할 것을 요구해왔다. 펜타닐과 같은 불법 약물이 우편을 통해 미국에 유입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관세 부과와 배송 중단 조치로 인해 테무, 셰인 및 기타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미국에서 급격한 성장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테무와 셰인은 이전에는 사업 모델이 최소 허용에 의존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이번 조치로 인해 미국 시장 성장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셰인과 테무는 미국에 유통 센터를 열어 중국 판매자가 미국으로 상품을 배송하고 현지 창고에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선전에 본사를 둔 물류 회사인 첸허 테크놀로지 로지스틱스의 웬 비아오 총괄 매니저는 주요 전자상거래 회사들이 추가적인 무역 제한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에 창고를 여는 추세가 작년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자사 창고에서 "폭발적인" 수요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는 중국 온라인 쇼핑 업체의 미국 시장 확장에 제동을 거는 동시에, 미국 내 소비자들에게는 가격 상승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