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각) 달러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촉구하면서 주요 통화 대비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참석자들에게 화상 연설을 통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금리 인하를 주문하면서 달러화 매도세를 촉발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즉시 금리 인하를 요구할 것"이라며 "마찬가지로, 전 세계에서도 우리를 따라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연준 위원들을 향한 첫 번째 공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번째 임기 동안에도 연준 위원들과 긴장 관계를 유지하면서 금리 인하를 압박했었다.
이달 하순에 집중된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혼조세를 보였던 글로벌 외환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달러 매도로 대응했다.
미국 달러화는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1% 이상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 많은 행정명령에 서명한 가운데 관세와 관련한 행정명령이 포함되지 않자 달러 매도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관세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은 채 미국을 제외한 다른 곳에서 제품 생산이 이뤄질 경우 관세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밴쿠버 소재 소노라 웰스 그룹의 데이비드 엥 투자 고문은 로이터에 "확실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명확한 답을 얻을 때까지 시장 변동성이 조금 더 커질 것"이라며 "시장은 더 많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들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이날 0.19% 하락한 108.06에 거래됐다.
유로화는 장 후반 달러 대비 0.14% 상승한 1.0422달러에 거래됐다. 엔화는 0.33% 상승한 155.99엔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후반부터 시작되는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정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일본은행(BOJ)은 24일 이틀간의 정책회의를 끝내면서 기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널리 예상되고 있다.
또한 미국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은 각각 오는 29일과 30일 금리 결정에 나선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동결과 ECB의 25bp(0.25%포인트) 인하를 전망하고 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