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가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각)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대선 기간중 공언한 강경한 보호무역주의 노선과는 달리 신중한 행보를 보여 글로벌 시장의 긴장감을 완화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의 유력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1일 낸 분석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 날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를 지시하는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트럼프는 미국 워싱턴DC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 직후 각서를 발표하면서 “미국의 이익을 해치는 불공정한 무역 관행은 용납될 수 없다”면서 “우리는 이를 바로잡기 위해 철저한 검토와 공정한 무역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관세 조치나 구체적인 정책 실행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이목을 끌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트럼프의 이 같은 태도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즉각 긍정의 영향을 미쳤다. 주요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안정세를 보였고 미국 뉴욕 증시와 유럽 및 아시아 주요 시장도 상승세로 마감했다.
한 금융 애널리스트는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신중한 출발이 예상치 못한 긍정적 신호로 작용했다”면서 “이는 시장에 짧은 안도감을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조치는 특히 2기 트럼프 행정부의 초기 경제 정책 방향성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된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선거 운동 기간 동안 대중국 강경책과 무역 적자 해소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고 이 같은 행보가 실제 정책으로 어떻게 구체화될 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이번 결정이 당장은 시장의 안정을 가져왔지만 전문가들은 향후 몇 주간 발표될 후속 조치가 글로벌 경제의 긴장감을 다시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2기 트럼프 행정부가 불공정 무역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지에 따라 주요 교역국과의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