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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핵 군비경쟁 재점화...中 핵탄두 600→1500기 확대

NPT체제 균열에 9개국으로 늘어난 핵보유국...트럼프도 변수
2023년 5월 9일 러시아 모스크바 중심부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나치 독일에 대한 승리 78주년을 기념하는 전승절 군사 퍼레이드 중 러시아 야스 대륙간 탄도 미사일 시스템이 붉은 광장을 주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5월 9일 러시아 모스크바 중심부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나치 독일에 대한 승리 78주년을 기념하는 전승절 군사 퍼레이드 중 러시아 야스 대륙간 탄도 미사일 시스템이 붉은 광장을 주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세계가 새로운 핵 군비경쟁 시대로 접어들었다. 1945년 미국의 핵실험 이후 냉전기 군비경쟁을 거쳐 핵 감축기로 이어진 흐름이 중국의 핵전력 강화로 반전됐다.

미국 원자과학자 회보는 지난 13일(현지 시각) "미국이 현재 3700기의 핵탄두를 비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중 1770기가 실전 배치됐으며, 1930기는 예비용으로 보관 중이다. 실전 배치된 핵탄두는 지상발사 미사일 400기, 잠수함발사 미사일 970기, 미국 내 폭격기 300기, 유럽 기지 100기로 구성됐다고 이 회보는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같은 날 "중국이 2035년까지 핵무기를 1500기까지 늘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12월 중국군 평가 보고서에서 "중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 600기를 보유했으며, 모두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도 핵전력을 강화하고 있다. WSJ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술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했고, 지난해 11월 핵무기 사용 요건을 확대하는 독트린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핵 정책은 불확실성이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10월 앤드루 슐츠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국가의 핵무기 완전 폐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행정부는 향후 30년간 1조2000억 달러에서 1조7000억 달러 규모의 핵무기 현대화 계획을 추진한다고 미 국방부는 밝혔다.

핵무기의 사거리도 큰 위협이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중국의 DF-5 미사일은 8077마일(약 1만3000㎞), 미국의 미니트맨 III는 8050마일(약 1만2960㎞), 러시아의 SS-18은 6835마일(약 1만1000㎞)을 비행한다. 북한의 화성-14형 미사일도 6213마일(약 1만㎞)로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하다.
핵무기를 제한하는 국제 체제도 흔들린다. 윌리엄 알버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연구원은 WSJ에 "미·러 간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이 붕괴했고, 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도 내년 초 종료된다"면서 "새로운 핵 군비경쟁이 시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중동에서 새로운 핵무장국이 등장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WSJ는 "이란이 수개월 내 핵무기 제조 능력을 갖출 것"이라고 전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지난해 9월 FOX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면 우리도 핵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동아시아에서도 핵 도미노가 우려된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3일 '2025년 블랙스완 시나리오' 보고서에서 "북한 핵위협 심화와 미국의 확장억제 신뢰도 저하로 한국이 핵무장을 할 수 있다"면서 "이는 일본과 대만의 핵무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WSJ는 "1963년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이 '수십 개국의 핵무기 보유가 가장 큰 위험'이라고 경고한 지 60년 만에 그의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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