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는 치열해지는 경쟁 환경을 고려해 미국 반도체 회사 AMD에 대한 투자 등급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 주가도 낮췄다.
10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AMD의 12개월 목표 주가를 175달러에서 129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의 새로운 주가 전망치는 9일 AMD의 종가인 121.84달러 대비 여전히 5% 이상 높은 수준이다.
골드만의 토시야 하리 애널리스트는 "개인용컴퓨터(PC)와 전통적인 최종 수요의 약세 및 예상보다 느린 최근 데이터센터 그래픽처리장치(GPU) 성장 속도가 실적 부진을 주도했다"면서 "시장이 AMD의 미래 성장과 마진 궤적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때까지 주가가 상대적으로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그는 "맞춤형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짐에 따라 AMD의 시장 점유율 증가는 2026년까지 더 완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마찬가지로, 데이터센터용 GPU의 성장 둔화가 주가 상승을 억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리 애널리스트는 또한 AMD가 엔비디아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당분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 점이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에는 긍정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몇 가지 도전을 야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리는 "우리는 경영진의 과거와 현재 유기적 및 비유기적 투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연구개발(R&D)과 판매 및 관리비에 대한 지출이 수요 환경과 무관하게 두 자릿수의 강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는 이익 성장에 부담을 주고 결국 주식의 밸류에이션 멀티플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에 앞서 전일 HSBC도 치열한 경쟁 환경을 언급하며 AMD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비중 축소’로 두 단계 하향 조정했다. HSBC는 AMD의 목표주가도 200달러에서 110달러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HSBC의 프랭크 리 애널리스트는 "인공지능(AI) GPU 로드맵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주가의 추가 하락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지금까지 대다수 월가 애널리스트는 AMD에 대해 여전히 낙관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AMD를 커버하는 54명의 애널리스트 중 42명은 투자 의견으로 ‘매수’ 또는 ‘강력 매수’를 제시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목표주가는 179.65달러로 9일 종가 대비 47% 이상 상승할 여력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