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잠재 고객사들에 대대적으로 투자해 자체 수요를 확보하고 있는 것처럼 AMD도 자체 수요 확보에 나섰다. 우선 신약 개발 업체에 투자하기로 했다.
AMD 역시 엔비디아처럼 AI 반도체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시작은 미약하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각) AMD가 미국 워싱턴주의 신약 개발 업체 애브사이(ABSCI)에 2000만 달러(약 292억 원)를 투자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보건 부문에 고객사를 만들어 자사 AI 반도체를 팔기 위한 행보다.
AMD는 애브사이 지분 일부를 확보하는 대신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AMD는 생명과학 분야의 이번 투자가 양사 모두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특히 애브사이는 AI 반도체 조달과 관련한 비용을 낮추고, 최적의 AI 인프라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브사이에 2000만 달러를 투자하는 것은 AMD의 원대한 자체 생태계 구축의 첫 발걸음이다.
AMD 최고기술책임자(CTO) 마크 페이퍼매스터는 AMD와 애브사이의 관계는 자사 AI 반도체가 특정 산업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많은 노력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페이퍼매스터는 AMD가 현재 종적 시장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특히 보건 분야를 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건 분야를 우선하는 것은 사회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는 파급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체 생태계 구축
생명과학 분야는 엔비디아도 눈독을 들이는 잠재 시장이다.
엔비디아는 이미 2023년 첫 발걸음을 뗐다. 당시 리커젼 제약에 5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리커젼은 AI를 기반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곳으로 엔비디아는 필요한 하드웨어를 공급하고 있다. AI 반도체를 비롯한 AI 인프라를 깔아준 것이다.
엔비디아는 소규모 클라우드 업체들을 선별해 자금을 지원하는 등 자사 AI 반도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AMD도 뒤늦게 AI 반도체를 내놓고 자체 생태계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AMD는 지난달 클라우드 업체 벌터(Vultr)의 3억3300만 달러 자본조달에도 참가했다. 벌터의 ‘우선’ AI 반도체 공급업체가 되는 것이 목표였다.
AMD는 이번에 애브사이 투자 결정으로 신약 개발용 AI 반도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애브사이가 현재 보유한 AI 반도체 470개는 대부분 엔비디아 AI 반도체다. 그러나 애브사이는 이 가운데 일부를 AMD AI 반도체로 교체해 신약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종적 시장이란
종적 시장(Vertical market)은 특정 산업이나 틈새 시장에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일련의 기업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보험, 부동산, 은행, 보건, 미용, 소비가전 등이 대표적인 종적 시장이다.
종적 시장에서는 쇼핑이 간소화되고, 기업들은 전문 제품을 공급해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소비자와 기업 모두가 혜택을 본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은 횡적 시장(Horizontal market)이다. 서로 다른 경제 영역에 걸쳐 있는 광범위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시장이다.
여러 산업 부문에 발을 걸치고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 같은 문어발 그룹들이 대표적이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