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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시진핑, GDP 2% 발언한 중국 경제학자 입막음"

가오산원 공개활동 중단...전문가들 침묵 속 경제 불확실성 증가
올해 5% 성장률 목표 의문 제기 차단... 글로벌 투자자들 우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4년 10월 29일(현지 시각)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4년 10월 29일(현지 시각)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의 대표적인 경제학자가 공식 경제성장률에 의문을 제기했다가 시진핑 국가주석의 직접 개입으로 침묵을 강요받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SDIC증권 수석 경제학자 가오산원은 지난달 워싱턴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에서 "중국의 실제 성장률이 지난 2~3년간 평균 2% 수준이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 정부가 발표한 5.2% 성장률과 큰 격차를 보이는 수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이 발언을 듣고 격노해 즉각 가오산원에 대한 조사와 징계를 지시했다. 가오산원은 현재 직책은 유지하고 있으나 공개 발언 행위는 금지됐다.

◇ 중국 경제위기론 확산에 강경 대응


가오산원은 같은 자리에서 "앞으로 35년간 3~4% 성장이 현실적"이라며 "하지만 공식 수치는 늘 5%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의 경기부양책은 기회주의적 접근에 그칠 것"이라며 "약속한 정책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경제 비관론 확산을 막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 "정부 정책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라"고 경고했으며, 이를 어길 경우 해고 등 불이익을 주겠다고 밝혔다.

시진핑 주석의 최측근인 차이치는 지난 주말 각 지역 선전부장들에게 "경제 홍보와 기대 관리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 부동산·부채·생산과잉이 발목


중국 경제는 여러 난제에 직면했다. 18조 달러 규모 부동산 시장이 붕괴하면서 가계자산이 크게 줄었다. GDP 대비 300%를 웃도는 부채도 발목을 잡고 있다. 생산과잉으로 디플레이션 우려도 커졌다.
바클레이스는 작년 10월 보고서에서 "3분기 경제지표가 갑자기 개선됐다고 하나 임금, 수출, 구매관리자지수 등 실물지표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노무라증권도 "부동산과 금융 부문의 실제 데이터가 공식 통계와 괴리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 경제지표 신뢰성 논란 가중

중국의 GDP 통계는 오래전부터 논란이 됐다. 리커창 전 총리는 GDP 대신 전력 사용량, 화물 운송량, 은행대출 규모를 경제상황 판단 지표로 삼았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9월 청년실업률 발표를 중단했다가 대학생을 제외한 수치만 공개하기 시작했다. 외국인 투자 동향 등 주요 지표 공개도 제한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성명을 통해 "공공 정책에 관한 사실을 기반으로 한 전문가 토론이 상호 이해와 정책 개선에 필수적"이라며 "중국 학자들과 계속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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