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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新에너지 전략, 에너지를 외교안보 수단으로 활용"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4-11-29 09:47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 장관 내정자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 장관 내정자 모습. 사진=로이터

미국이 에너지를 전략적 외교 수단으로 활용해 새로운 국제 질서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각) 배런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5년 재집권으로 추진될 ‘에너지 우위 2.0’ 전략이 세계 에너지 시장과 국제 관계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심층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의 신(新)에너지 전략은 미국의 풍부한 에너지 자원을 활용해 국가 이익을 극대화하는 포괄적 외교안보 전략이다. 이는 에너지장관 내정자의 발언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라이트는 "더 많은 에너지, 더 나은 에너지가 인간의 삶을 개선하는 길"이라며, 에너지를 국익 실현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 전략의 핵심은 탄화수소 자원을 중심으로 원자력과 재생 에너지를 아우르는 다각화된 접근이다. 미국은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들에 대한 LNG 수출을 대폭 확대해 러시아의 에너지 영향력을 약화하는 한편,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에서는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에 맞서 대규모 에너지 인프라 투자를 전개할 계획이다. 실제로 미국은 2023년 기준 세계 최대 LNG 수출국으로 부상했으며, 2024년에는 수출 능력이 연간 1억4000만 톤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가능성이다. 미국은 희토류 등 핵심 광물 개발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새로운 공급망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이는 태양광, 배터리, 전기차 산업에서 중국이 구축한 '신(新) 3대 지배력'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첨단 산업 주도권을 둘러싼 미중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60%, 가공의 90%를 장악하고 있으며, 글로벌 배터리 생산의 75%, 태양광 패널 생산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국제 기후변화 대응과 충돌할 소지가 있다. COP28의 화석연료 감축 합의와 달리, 개발도상국의 에너지 수요 충족을 우선시하는 '에너지 중심' 접근은 국제사회의 우려를 자아낼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전 세계 에너지 소비의 80%를 차지하는 화석연료의 현실적 중요성을 감안할 때, 이는 피할 수 없는 과도기적 선택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을 비롯한 에너지 수입국들에게 이러한 변화는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제공한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0%가 넘는 한국은 미국의 LNG 공급 확대로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의 LNG 수입에서 미국산 차지 비중이 2023년 기준 27%까지 증가한 상황에서, 공급선 다변화는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다만 심화되는 미중 갈등 속에서 전략적 선택을 강요받을 수 있어, 에너지원 다변화와 자체 기술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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