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중국군이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양국론” 관련 최근 발언을 문제 삼아 대만 주변을 포위하는 훈련을 14일 시작했다.
중국인민해방군 동부전구 리시 대변인은 이날 오전 5시(현지시각)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을 통해 “14일 동부전구는 병력을 조직해 대만 섬의 북쪽, 남쪽 및 동쪽 지역에서 리젠-2024B 연습을 실시한다”면서 이 훈련은 “순찰, 핵심 항구 및 지역에 대한 봉쇄를 중점으로 하며, 해상 및 지상 목표물에 대한 공격 훈련도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해경도 이날 오전 해경 편대들이 대만 주변 해역에서 순찰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 섬을 통제하는 실제 행동이라고 밝혔다.
또한 리시 대변인은 이번 훈련이 “국가의 주권 사수와 통일을 위한 정당하고 필요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훈련의 종료 시점은 명시되지 않았다.
중국군이 14일 재차 '대만 포위 훈련'에 나선 가운데, 대만 국방부는 이를 '비이성적 도발'로 규정하고 병력을 동원해 대응에 나섰다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는 이날 중국군의 훈련 발표 후 1시간가량 지난 오전 6시 10분 “중공(중국) 동부전구가 오늘 대만 주변 해역·공역에서 군사훈련을 한다고 선포했다”며 “국방부는 이런 비이성적 도발 행위를 강하게 규탄하면서 ‘국군 상시 전투대비 시기 돌발 상황 처치 규정’에 따라 적절한 병력을 보내 대응했다”고 발표했다.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군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대만 국방부는 “비이성적이고 도발적인 행동”이라며 “자유와 민주주의를 보호하고 대만의 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적절한 군대를 파견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국가안전위원회 비서장 우조우(吳釗燮)는 중국이 라이 총통의 선의의 메시지를 무시했다며 “군사력을 사용해 다른 국가를 위협하는 것은 분쟁을 평화롭게 해결하라는 유엔 헌장의 기본 정신에 반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대만의 안보 소식통은 현재까지 미사일 발사의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대만의 중국 정책을 담당하는 대륙문제위원회는 중국의 군사 훈련은 “명백한 도발"로, 지역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저해한다고 밝혔다.
대만 총통실은 중국이 중화민국(대만)의 존재를 인정하고, 대만 국민의 자유롭고 민주적인 생활 방식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총통실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방해하고 대만의 민주적 자유를 위협하는 군사적 도발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훈련은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지난 10일 쌍십절 기념 연설에서 대만은 “중국의 합병 또는 침범에 저항할 것이며, 중국 정부는 대만인 2300만 명을 대표할 권리가 없다”라고 밝힌 데 따른 반응으로 해석된다.
독일 마샬 펀드의 인도-태평양 프로그램 책임자인 보니 글레이서는 알자지라에 “이번 훈련은 중국이 대만과 미국에 선을 넘지 말라는 경고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무력을 사용해 대만을 점령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중국 정부는 이번 훈련이 “대만 독립세력의 분리주의 행위”에 대한 경고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대만의 고위 안보 관계자는 중국이 대만 북쪽과 남쪽의 항구와 국제 해상 운송로를 차단하고 외세의 도착을 저지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 증권 시장은 이런 긴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주요 지수는 오전 거래에서 0.4% 상승했다.
고현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