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 캐리 거래' 시대가 끝나가면서 일본 엔화가 계속해서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인 아문디(Amundi SA)의 수석 전략가는 6일(현지시각) 일본은행(BOJ)의 지난 7월 금리 인상과 그에 따른 통화정책 변화가 일본 엔화의 향방에 있어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문디 투자연구소의 모니카 디펜드 소장은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엔화의 적정 가치가 달러당 140엔이라고 봤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뉴욕시장에서 초반 143.95엔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큰 폭으로 하락하며 후반 142.30엔에 호가됐다.
투자자들은 2022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시작되자 초저금리인 일본 엔화로 자금을 빌려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해외 자산 투자에 열을 올렸다. 소위 ‘엔 캐리 거래’가 유행처럼 번진 것이다.
그렇지만 지난 3월 일본은행이 17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결하고 금리 인상 시동을 걸었고 넉 달 만인 7월에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선 뒤 엔 캐리 거래는 빠르게 청산 수순을 밟고 있다. 이와 동시에 전 세계 금융시장은 상승 탄력을 잃고 최근 가파른 조정 양상을 보였다.
이탈리아 체르노비오에서 열린 암브로세티 포럼에 참석 중인 디펜드 소장은 ” 엔화가 당분간 자금 조달 통화로 계속 사용되겠지만, 캐리 거래의 시대는 끝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행이 내년에도 금리 인상 사이클을 밀어붙이면서 일본 투자자들이 자국 내 수익률 상승을 활용할 것“이라며 ”일부 자금이 일본으로 송환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4일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7월 금리 인상에도 실질 금리는 큰 폭의 마이너스가 지속되고 있으며 완화적 금융 환경이 유지되고 있다“면서 경제와 물가 전망이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이란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아문디는 최근 엔화의 역사적 약세가 마무리됐다고 평가하면서 달러/엔 환율의 12개월 전망치로 140엔을 제시했다.
주요 은행들도 엔화 강세 전망을 연이어 내놓았다. 맥쿼리 그룹은 올해 연말 달러/엔 환율 전망치를 기존의 142엔에서 135엔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