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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포스트 코로나19 생산 붐 멈춰...수요 감소 흐름 지속

미국을 달구던 생산 붐 열기가 식어가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자료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을 달구던 생산 붐 열기가 식어가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자료
미국을 달구던 생산 붐 열기가 식어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를 넘기면서 미국 내 공급망 재구축 바람에 힘입어 강렬했던 생산 열기가 이제 옛말이 되고 있다.

수요 감소 흐름이 지속되면서 재고가 쌓이자 미 제조업체들은 결국 생산 확대 계획을 재고하게 됐다.

일손 부족에서 감원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각) 고금리, 비용 상승, 미 달러화 강세, 상품 가격 하락 등이 미 전역의 제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세탁기, 자동차, 농기계 등 내구재 제조업체들은 올해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줄면서 타격이 더 심하다.

팬데믹 이후 일손 부족으로 시달리던 이들 제조업체는 지금은 늘어나는 재고를 감당하지 못해 생산을 줄이기 시작했고, 이제 과잉 인력을 해소해야 할 처지가 됐다.

매출 기준 세계 최대 농기계 업체 디어(옛 존 디어)는 지난해 11월 이후 약 2100명을 감원했다. 시간당 동원되는 노동력이 이전의 85% 수준으로 줄었다.

경쟁사인 애그코도 최근 감원을 발표했다. 올해 말까지 전체 인력의 6%인 약 800명을 내보내기로 했다.

매출 감소


레저용 차량을 만드는 폴라리스도 출하 대수를 조정하기로 했다면서 감원을 예고했다.

폴라리스는 실적 발표에서 분기 순익이 49% 급감하며 반토막 났다고 밝혔다. 모터사이클, 보트, 비포장도로 차량 등이 모두 심각한 판매 감소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폴라리스는 대표적인 임의소비재 업체로, 실질소득 증가세에 제동이 걸린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는 흐름 속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세탁기·냉장고 등을 만드는 미 대표 가전업체 월풀도 수요 둔화를 우려하고 있고, 제조업체들을 위한 공작기계를 생산하는 MSC 인더스트리얼 다이렉트는 하루 평균 매출이 최근 전년 동기비 7% 감소했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 유탄


팬데믹 기간에 형성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씨앗이 결국 수요 둔화와 생산 위축을 부른 것으로 보인다.

시작은 소비자들이었다.

팬데믹 기간 소비자들은 외식·공연·여행 등이 제한을 받으면서 재화 소비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재화 공급은 여의치 않았다.

세계의 공장 중국이 봉쇄에 나서는 등 국제 공급망이 원활히 돌아가지 않으면서 재화 공급이 차질을 빚었다.

수요는 많았지만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결국 인플레이션이 촉발됐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 가자 전쟁으로 식량 공급, 에너지 공급이 차질을 빚자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됐다.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실질소득은 줄어들기 시작했고, 결국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

미 정부가 반도체 공급망을 미국에 만든다면서 반도체 설비 신설에 대대적인 지원을 하고, 전기차 배터리, 재생가능에너지 설비 등에 투자하면서 정부 수요가 늘기는 했지만 소비자들의 수요 감소를 상쇄하지는 못했다.

해외 수출도 차질


미 국내 시장에서 확보하지 못한 수요를 해외에서 채우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다.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 경제 역시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엘리베이터 업체 오티스 월드와이드는 올해 전체 순익 전망을 소폭 끌어올렸지만 매출 전망은 소폭 하향 조정했다. 중국 시장 수요 둔화가 그 배경이었다.

미 기업들은 아울러 강달러 충격도 받고 있다.

해외 제품들이 미국 내에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 수출품은 해외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으면서 고전하고 있다.

미 경제가 2분기 깜짝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인플레이션이 촉발한 문제들로 인해 점차 그 동력이 약화하고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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