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주식시장의 반도체 종목들이 15일(현지시간) 된서리를 맞았다.
전날 기업공개(IPO) 뒤 첫 거래에서 25% 폭등하며 호기롭게 출발한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도 이날 4% 급락세로 돌아섰다.
반도체 장비 추가 조달, 당분간 불필요
로이터에 따르면 TSMC는 최근 네덜란드 ASML을 비롯한 반도체 장비업체들에 반도체 장비 인도를 늦출 것을 요청했다.
수요가 둔화돼 생산을 확대할 필요성이 줄고 있어 당분간 반도체 장비가 더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에 따른 것이다.
다만 장비업체들은 장비 인도 지연이 단기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TSMC는 이를 '시장 소문'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최근 흐름으로 보면 단순한 소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TSMC는 지난주 8월 매출이 전년동월비 13.5% 급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비록 7월에 비하면 6.2% 늘었다고 단서를 달았지만 반도체 수요가 기대했던 것만큼 탄탄하지 않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TSMC는 또 7월 실적 발표 당시에는 올해 매출이 전년비 10%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당시 경영진은 인공지능(AI) 부문을 제외하면 반도체 수요가 예상했던 것보다 상황이 좋지 않다면서 특히 중국의 회복세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TSMC는 반도체 업체들의 주문을 받아 생산을 대신해 주는 곳으로 고급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 퀄컴 모바일 반도체, AMD 반도체 등을 대신 생산한다.
배런스는 트렌드포스 데이터를 인용해 TSMC가 파운드리 시장 약 60%를 장악하고 있고, 그 뒤를 12% 점유율로 삼성전자가 잇고 있다고 전했다.
반도체 줄줄이 급락
반도체 종목들을 줄줄이 급락했다.
우선 TSMC에 반도체 장비를 공급하는 네덜란드 ASML,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스, KLA 코프 등의 주가가 폭락했다.
ASML의 미국 증권예탁원증서(ADR)는 25.24달러(4.06%) 급락한 596.66달러, 어플라이드는 6.32달러(4.37%) 미끄러진 138.25달러로 내렸다. KLA는 25.68달러(5.35%) 폭락한 454.22달러로 추락했다.
TSMC도 ADR이 이날 2.22달러(2.43%) 하락한 89.25달러로 떨어졌다.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는 16.81달러(3.69%) 급락한 439.00달러, AMD는 5.14달러(4.82%) 폭락한 101.49달러로 추락했다.
인텔도 0.79달러(2.04%) 하락한 37.88달러, 브로드컴은 19.96달러(2.29%) 내린 851.68달러로 떨어졌다.
메모리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러지는 1.91달러(2.66%) 급락한 69.88달러, 퀄컴은 0.90달러(0.79%) 밀린 113.14달러로 마감했다.
전날 25% 폭등했던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도 급락했다. ARM은 2.84달러(4.47%) 폭락한 60.75달러로 미끄러졌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