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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독주로 AI 칩 스타트업 투자금 고갈

잠재적 경쟁업체가 될 스타트업 투자액 절반 이하로 줄어
중국 상하이에서 지난 7월 6일 열린 인공지능(AI) 콘퍼런스에 등장한 AI 사인.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상하이에서 지난 7월 6일 열린 인공지능(AI) 콘퍼런스에 등장한 AI 사인. 사진=로이터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칩 시장을 독식함에 따라 잠재적인 경쟁업체가 될 수 있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금이 고갈 상태를 맞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엔비디아와 같은 첨단 칩 디자인에는 5억 달러 (약 6642억 원)가량의 비용이 들지만, 벤처 투자자들이 엔비디아의 시장 지배력에 놀라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투자자들이 스타트업 투자금을 회수하는 바람에 일부 업체는 고사 위기를 맞았다.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8월 말까지 미국에서 스타트업 투자금은 8억 814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첫 3분기까지의 투자금 17억 9000만 달러에 비해 절반가량으로 줄어든 것이다. 8월 말 기준으로 투자 협상 타결 건수도 지난해 23건에서 올해 4건으로 줄었다.

피치북은 약 2년 전까지 칩 스타트업에 대한 신규 투자 규모가 2~3억 달러에 달했으나 최근에는 1억 달러가량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피치북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투자금 유치 규모가 올해 8월 말까지 240억 달러에 달했다. 엔비디아는 퀄컴, AMD, 브로드컴, 미디어텍 등과 함께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 기업이다. 주력 제품은 게임기와 가상자산 채굴, 인공지능(AI) 등에 쓰이는 그래픽 저장장치(GPU)다. 엔비디아는 세계 AI 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서 점유율이 90%에 달한다.

AI 칩 스타트업 미식(Mythic)은 1억 6000만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으나 지난해에 현금 고갈 사태를 맞았고, 더는 투자금이 없어 회사 운영을 중단했다가 올해 3월에 13000만 달러를 추가로 유치했다. 데이브 릭 미식 최고경영자(CEO)는 엔비디아가 투자금 유치 실패의 간접적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규모 투자와 대규모 수익을 노린 투자금은 업계 1위의 홈런 기업에 집중하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리보스(Rivos)라는 이름의 데이터 서버용 칩 디자인 업체도 최근에 투자금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특히 리보스는 최근 애플과 지식재산권 분쟁을 겪으면서 궁지에 몰렸다.

그러나 캐나다에 본사를 둔 텐스토렌트(Tenstorrent)는 투자 유치에 성공한 대표적인 AI 칩 스타트업으로 꼽힌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현대차·기아는 최근 텐스토렌트에 5000만달러(약 642억원)를 투자했다. 이는 텐스토렌트가 최근 모집한 투자금 가운데 50%에 해당하는 액수로 현대차 3000만 달러, 기아 2000만 달러 각각 투자했다.

반도체 설계 전문(팹리스)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텐스토렌트는 2016년 설립 이후 자체 개발한 AI 관련 지식재산권(IP)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의 짐 켈러 CEO는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전설적인 엔지니어로 평가받는다. 그는 애플 아이폰에 쓰이는 'A칩', AMD에선 PC용 CPU '라이젠' 등 고성능 반도체 설계를 주도했다. 테슬라에서도 자율주행 반도체 설계 작업을 이끌었다.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인공지능 반도체 스타트업 디-매트릭스(D-Matrix)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투자자들로부터 지난주에 1억 10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MS는 챗GPT를 출시한 오픈AI에도 집중적으로 투자했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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