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트럼프 찍었던 美 아랍계 유권자들 변심…미시간 상원선거 변수

중동 전쟁·생활비 부담에 실망…민주당 엘사예드 후보의 '미국 우선주의'에 관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지난 2024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일부 아랍계 미국인 유권자들이 다음 달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후보에게 관심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했던 중동 분쟁 종식과 생활비 개선이 실현되지 않았다는 불만이 표심 변화의 주요 배경으로 지목된다.

특히 아랍계 인구가 많은 미시간주 디어본에서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호응했던 유권자들이 이제 같은 구호를 내세우는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 압둘 엘사예드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시간주 디어본에서 2024년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했던 아랍계 유권자들을 인터뷰한 결과 일부가 중동정책과 경제 상황에 실망해 엘사예드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엘사예드는 이집트계 이민자의 아들로 공화당의 마이크 로저스 전 하원의원과 미시간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경쟁하고 있다.

◇트럼프 지지했던 아랍계 유권자들…중동정책에 실망


미시간주의 아랍계 유권자들은 2024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뒷받침한 유권자 집단 가운데 하나였다.

당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과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에 불만을 품은 일부 아랍계 유권자들은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후보 대신 트럼프 후보를 선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분쟁을 끝내고 해외 전쟁에 미국의 자원을 투입하는 대신 국내 경제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란 전쟁이 이어지고 중동의 다른 분쟁도 해결되지 않으면서 일부 지지자들이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WP에 따르면 디어본에 거주하는 무스타파 엘자루디(27)는 2016년과 2024년 대선에서 모두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했다.

그는 미국의 세금이 해외 전쟁에 사용되지 않고 국내에 쓰이는 것이 미국 우선주의의 핵심이라고 생각했다고 WP에 설명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 군사개입과 이스라엘 지원이 계속되면서 대통령과 공화당이 더 이상 미국의 이익을 우선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게 됐다.

엘자루디는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인 로저스가 미국보다 이스라엘을 우선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반면 엘사예드는 이스라엘 지원 문제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양쪽을 모두 비판해왔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 내세운 민주당 후보에 관심


엘사예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치 구호였던 '미국 우선주의'를 자신의 선거운동에도 활용하고 있다.

그는 해외 전쟁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줄이고 국내 경제와 의료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한다.

특히 보수 성향 방송인들이 자신을 긍정적으로 언급한 장면을 활용한 선거광고를 폭스뉴스와 뉴스맥스에 내보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에게도 접근하려는 선거 전략이다.

레바논계 미국인인 페이 네머(40)는 2024년 트럼프 대통령의 디어본 유세를 공동 주최했던 지역 사업가다.

그는 당시 트럼프 후보의 경제정책과 레바논 분쟁을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반면 해리스 후보 측은 레바논에서 발생한 이스라엘의 공격과 관련해 자신의 우려를 충분히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네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결정을 후회하지는 않지만 당시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점에 실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레바논과 팔레스타인 문제에 진전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현재 미시간주 상원선거에서는 엘사예드가 미국 우선주의의 취지를 더 잘 대변한다고 보고 있다.

◇휘발유·식료품 가격 부담도 표심 변화 요인


중동정책뿐 아니라 생활비 상승도 일부 아랍계 유권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실망하는 이유로 나타났다.

예멘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왈리드 피다마(62)는 오랫동안 민주당을 지지했지만 2024년 대선에서는 트럼프 후보에게 투표했다.

당시 그는 해리스 후보가 아랍계 미국인들의 우려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후보가 중동 분쟁을 해결하고 인플레이션을 낮추겠다고 약속한 점도 지지 이유였다.

그러나 피다마는 현재 예멘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으며 자동차 연료비와 식료품 가격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부담하는 주유비가 두 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피다마는 2024년 트럼프 후보에게 투표한 일을 후회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당시 민주당 지도부가 아랍계 유권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현재는 정치자금의 영향력을 줄이고 가계의 경제적 부담을 낮추며 모든 국민에게 의료보장을 제공하겠다는 엘사예드의 정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랍계 유권자 민주당 지지 58%…미시간 선거 주목


아랍계 미국인들의 정치적 태도 변화는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다.

WP와 조지메이슨대 샤르정책정부대학원이 지난 8~9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아랍계 등록 유권자의 58%가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의회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공화당 후보 지지율은 34%였다.

2024년 대선에서는 조사 응답자 가운데 해리스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밝힌 비율이 41%, 트럼프 후보를 선택했다는 비율이 39%로 비슷했다.

다만 2024년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했던 아랍계 유권자들이 모두 지지를 철회한 것은 아니다.

같은 조사에서 이들 가운데 약 3분의 2는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전반적인 국정 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가자지구 전쟁 대응에 대해서는 54%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전반적인 지지와 개별 중동정책에 대한 평가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미국의 아랍계 인구는 약 35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1%를 차지한다.

미시간주는 이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주목받는 지역 가운데 하나다.

특히 디어본은 아랍계 주민이 인구의 과반을 차지하는 도시로 2024년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가 승리했다.

이번 미시간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도 아랍계 유권자들의 선택은 관심을 끄는 변수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했던 일부 디어본 주민들이 외교정책과 생활비 문제를 이유로 엘사예드 후보에게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