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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고문’ 된 9호선 연장… 경기도의 ‘장고’가 ‘악수’ 되나

유찰 4개월째 계약방식 미결정… 수의계약 vs 분리발주 사이서 ‘골든타임’ 실종
비대위 “김동연 지사, 타운홀미팅 긍정 답변 어디 갔나” 강력 반발
경기도청사 전경.  사진=경기도이미지 확대보기
경기도청사 전경. 사진=경기도
수도권 동북부의 핵심 교통망인 강동하남남양주선(지하철 9호선 연장) 건설사업이 경기도의 행정 공백 속에 표류하고 있다. 핵심 구간인 2·5공구의 반복된 유찰에도 불구하고 경기도가 4개월째 후속 계약 방식을 확정 짓지 않으면서, 2031년 적기 개통은 이미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하다.

‘수의계약’ 카드 쥐고도 망설이는 경기도, 왜?


17일 경기도에 따르면 현재 9호선 연장 사업의 최대 걸림돌은 입찰 참여 업체가 없어 발생한 ‘유찰’이다. 특히 2공구는 3차례, 5공구는 2차례나 턴키(설계·시공 일괄 입찰) 공고가 무응찰로 끝났다. 국가계약법령상 이미 수의계약으로 전환해 사업자를 선정할 수 있는 법적 요건이 충분히 갖춰진 상태다.

그럼에도 경기도가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배경에는 ‘특혜 시비’에 대한 부담과 ‘분리발주(기타공사)’ 카드 사이의 저울질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행정적 신중함이 오히려 사업의 불확실성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동하남남양주선 광역철도 공구분할도.  자료=경기도이미지 확대보기
강동하남남양주선 광역철도 공구분할도. 자료=경기도

분리발주의 함정… “설계부터 다시 하면 최소 2~3년 지연”


남양주9호선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분노하는 지점은 경기도가 ‘분리발주’를 검토하고 있다는 대목이다.

만약 경기도가 턴키 방식을 포기하고 설계와 시공을 나눠 발주하는 일반 공사 방식으로 선회할 경우, △기존 설계 무효화 및 설계사 재선정 △실시설계 재수행 △총사업비 재협의 등 기초 단계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비대위 측은 이 과정에서만 최소 2~3년이 허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곧 왕숙신도시 입주민들이 수년 동안 ‘교통 섬’에 갇히게 된다는 뜻이다.

“지사는 긍정적, 실무진은 묵묵부답”… 엇박자 행정에 뿔난 민심


지역 여론을 더욱 악화시킨 것은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행보다. 지난 2월 남양주에서 열린 타운홀미팅 당시 김 지사는 지역 정치인들의 수의계약 건의에 긍정적인 취지로 답변한 바 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난 지금, 경기도 철도항만물류국은 “검토 중”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비대위가 접수한 국민신문고 민원조차 ‘일반 민원’으로 분류되는 등 도청 실무진의 ‘복지부동’이 김 지사의 소통 행보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비대위 관계자는 “지사가 도민 앞에서 한 약속이 실무 단계에서 공염불이 되고 있다”며 “이달 내로 전향적인 공식 입장이 나오지 않는다면 수만 명의 서명지를 들고 도청 항의 방문 등 물리적 행동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턴키 입찰의 매력도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이 상황에서 지자체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행정은 ‘수의계약’을 통해 신속히 사업자를 찾거나, 공사비를 현실화해 재공고를 내는 것이다.

경기도가 우려하는 특혜 시비보다 더 무서운 것은 ‘행정 지연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의 증발’이다. 3기 신도시 입주가 코앞인 상황에서 철도 개통이 늦어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의 혈세(광역교통개선대책 분담금)와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김동연 지사의 ‘결단’이 늦어질수록 9호선은 ‘황금노선’이 아닌 ‘희망고문 노선’으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

강영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v403870@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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