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선유도 전망대] 한국 국부(國富), '부동산 71%' 편중…"금(金)으로 체질 개선해야"

가계자산 74.6% '부동산 편중'…한은 금 보유, OECD 평균 20분의 1
부동산으로 쏠리는 돈, 일정 부분 금으로 돌리면 ‘부동산 거품’도 제거
민간 금 보유 장려해야…‘국부, 외환보유고의 든든한 뒷배’
사진=오픈AI의 챗GPT가 생성한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오픈AI의 챗GPT가 생성한 이미지
가계자산의 부동산, 특히 아파트 편중이 심하다. 국부(國富)에서 부동산 비중이 너무 높은 배경이기도 하다. 아파트, 특히 서울 아파트는 거품이 심하다. 국부에 거품이 끼었다는 증거다.
부동산과 국부의 거품을 해소하고, 국부에서 부동산 편중 현상을 극복할 방안은 없을까.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경제성장률이나 이자율을 웃돌면 거품이 끼었다고 할 수 있다. 통화팽창, 저금리 기조가 거품의 원인을 제공한다. 거품이 끼지 않고, 물가 상승은 반영해주는 자산이 무엇일까.

대체 투자수단, 국가 전략자산, 세계적으로 언제든 거래할 수 있는 안전자산으로 금이 빠르게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금에 애써 무관심했던 기간이 길다. 사치품으로 깎아내리기도 했다. 그 기간 금 가치는 높아만 갔다. 그렇다고 우리 부동산처럼 거품이 낀 게 아니다. 금 가격이 국제적으로 연동돼서다.
달러 금태환 포기 뒤 금값은 꾸준히, 때로는 가파르게 올랐다. 1온스당 35달러였던 금값이 1971년 닉슨 톡트린(달러 금태환 포기) 이후 줄기차게 올라 지금은 4000달러에 이르고 있다.

금은 인류의 영원한 화폐로, 가치 보존과 저장 수단 노릇을 해오고 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금으로 국부를 키워야 하는 이유이다.

지금껏 금을 무수익 자산으로 홀대했다. 지폐로 거래하고, 투자하고, 수익을 측정하는 금융가에서 특히 괄시를 받았다. 통화팽창(양적완화)과 초인플레이션 시대에 접어들며, 무수익 자산이라는 소리는 사라지고, 안전자산이자 가치 보존 수단으로 금이 주목받고 있다.

금에 관한 한 금융위기와 전쟁에 대비하고 국가의 먼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국부 포트폴리오에서 금이 대안으로 떠오른다.

달러 불신한 드골의 결단…‘닉슨 쇼크’ 예견


샤를 드골 프랑스 대통령은 금태환 달러에 불안과 불신을 느껴, 보관하던 달러를 미국에 돌려주고 금으로 바꿨다. 세계 금융 역사에 길이 남을 결단이었다. 마음만 먹으면 찍어낼 수 있는 지폐로 금을 보장하거나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대규모 금 인출은 스위스, 스페인 등 다른 유럽 국가의 연쇄 요구로 이어졌다. 1971년 달러 금태환을 정지하는 '닉슨 쇼크'로 이어지는 원인이기도 했다.

드골 대통령은 비록 금태환 달러지만 달러 가치의 하락, 지폐 가치의 하락을 예견했다. 지도자의 선견지명이 지금 시대에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 화폐(지폐)도 금태환이 아니다. 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통화를 팽창시켜왔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범람하는 지폐 속에서 국부를 지키는 수단으로 금이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투자 격언이 있다. 한 곳에 집중해 투자하지 말고, 분산 투자해야 한다는 뜻이다. 요즘 금융전문가들은 금을 투자자산 포트폴리오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비중은 대략 10~20%까지 이야기한다. 불과 1~2년 전에만 해도 없었던 이야기다.

어느 정부건 부채(국채 등)만 늘려, 미래 세대에 빚을 떠넘기고 있다. 전 세계가 지폐 부채에 허덕이고 있다. 정부, 기관, 개인을 막론하고 부채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지폐와 부채가 만연한 세상, 국가와 가계자산은 어떠한 포트폴리오를 요구받지 않아도 될까?

국부 71%가 부동산…가계의 부동산 편중은 더 심각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2025년 7월 발표한 자료에서, 2024년 말 기준 국부의 71%는 부동산이다. 가계자산의 부동산 편중은 더욱 두드러진다. 그 비중이 무려 74.6%에 이른다.

영토가 큰 강대국의 국가 자산 비중에서 단연 부동산이 높을 것이다. 우리는 땅이 좁은데도 부동산 비중이 높다면 이는 거품이다.

정부는 가계자산에 부동산 비중이 너무 크고, 담보대출 부채도 많다고 우려한다. 가계자산도 국부의 일부이다. 가계자산의 부채 취약성과 부동산 거품은 국부의 취약성과 거품으로 이어진다.

경제에서 거품론은 ‘부동산 거품’에서 비롯됐다. 통화팽창으로 시중에 쏟아지는 돈(지폐)이 부동산으로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부동산 거품이 가계자산과 국부 거품으로 이어진 꼴이다.

뭉칫돈이 생기면 부동산으로 몰린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이 한때 유행했다. 부동산이 국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게 나타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재정적자를 일으키며 돈을 푸는 정권치고 부동산 가격이 오르지 않은 적이 없다. 그리고 부동산 가격 폭등을 막기 위해 온갖 세제나 금융으로 부동산으로 쏠리는 수요를 강제로 억제했다. 우리나라처럼 부동산 관련 조세체계가 복잡하고 자주 바뀌는 나라는 없다. 폭등하는 부동산 가격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였으나 매번 실패한 역사를 안고 있다.

건축물은 전쟁이 나면 폭격으로 무너지고, 노후화로 부서지며 가치가 사라진다. 토지(영토)는 국가의 구성요소고 옮겨 팔 수 없는 자산이다. 쉽게 외국에 팔 수 없고, 전쟁이 나면 팔래야 팔 수도 없다. 현금화(유동화)가 어렵다는 뜻이다. 외환위기가 오면 헐값에 내다 팔려 해도 잘 팔리지 않음을 우리는 경험했다.

가계자산에서 부동산 편중이 높다고 우려만 하기보다, 정부가 부동산에 버금가는 투자수단을 제시해야 한다. 그것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금이다. 지폐로 환산한 토지 가격이 아무리 올라도 국내용이고 거품이 잘 끼는 국부일 뿐이다. 금은 세계적으로 가격이 유지되며, 또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다. 게다가 금은 과거는 물론 미래에도 언제 어디서든 통용되는 화폐성 자산이다.

최근 가계도 포트폴리오 대상으로 금을 포함하고 있다. 한 가정이 최후로 믿는 구석이기도 하다. 비록 비싼 주택을 살 수 없더라도 개인의 마음은 든든해진다. 민간 자금의 일부라도 부동산에서 금으로 쏠리면 부동산 가격 폭등이나 거품을 어느 정도 막을 수도 있을 것이다.

국부에서 금 비중 너무 낮아…민간 보유금, ‘국부이자 외환보유고’

금이 국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낮다. 2024년 기준 전체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OECD 국가 평균 금 보유 비중은 24.6%에 이른다. 민간의 금 보유는 120조원(약 857억 달러)으로 추정한다. 국부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율(한은과 민간 합산)을 추산하면 0.05~0.07%로 매우 낮아 보인다.

민간이 보유한 금도 금융위기나 전쟁 때 국제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외환보유고이자 국부다. 우리나라 세대수는 2200~2500만 가구다. 2200만 세대가 금 100그램씩 보유한다면 22억그램, 2200톤이다. 한국은행 보유 103톤의 20배가 넘는다. 웬만한 선진국 중앙은행 금 보유 수준이다. 정부나 한국은행으로선 국부나 외환보유의 든든한 뒷배가 된다.


황상석 글로벌이코노믹 수석 전문위원 h1234@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