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AI에 국가 생존 달렸다”…10조 투입 ‘AI 예산’으로 첫 본예산 출발

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회에서 2026년도 예산안을 설명하며 “AI(인공지능) 집중 투자를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의 길을 열겠다”고 밝혔다. 취임 이후 두 번째 시정연설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올해보다 8.1% 늘어난 728조 원 규모의 ‘슈퍼예산’이다.
이 대통령은 “불법 계엄 사태로 흔들린 민생은 안정세를 찾았지만, AI 대전환의 파도 앞에 국가적 생존이 걸려 있다”며 AI 투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AI 사회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이라며 “AI 시대에 하루 늦으면 한 세대가 뒤처진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AI 관련 예산을 올해의 3배 이상인 10조 1천억 원으로 확대하고, 5년간 피지컬 AI 산업 육성에 6조 원을 투입한다. 또 정부 차원의 GPU(그래픽처리장치) 3만 5천 장 확보, AI 인재 양성, 인프라 구축 등을 추진한다. 연구개발(R&D) 예산은 35조 3천억 원으로 19.3% 확대돼 역대 최대 규모가 된다.

확장재정 기조에도 불필요한 지출은 27조 원 삭감했다며 “세금에는 국민의 땀과 눈물이 배어 있다. 단 한 푼도 허투루 쓰지 않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기본이 튼튼한 사회’를 위한 복지 확충 의지를 밝혔다. 생계급여 지원 확대, 장애인 일자리 확충, 청년 미래적금 신설, 아동수당 확대,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지방재정 우대 등 포용적 예산을 예고했다. 국방비는 8.2% 늘어난 66조 3천억 원으로 책정돼 “자주국방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외교 성과로는 APEC 정상회의와 한미·한중 정상회담 결과를 언급하며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로 자동차·반도체 관세 협상을 타결하고, 한중 관계를 복원했다”고 평가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영혼까지 갈아 넣으며 최선을 다했다”고도 말했다.

연설 말미에는 “AI 시대의 미래 대비 예산인 만큼 국회의 초당적 협조를 부탁드린다”며 야당을 향해 협력을 요청했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참했으며, 이 대통령은 빈 의석을 바라보며 “좀 허전하군요”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