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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종신보험 퇴장] "생전에 돌려받는다"… '노후 생활자금' 종신보험 시장 재편

보험료 인출·월 지급·목돈 수령 등 노후 자금 기능
생보사, 생전 자금 활용 상품 잇달아 선봬
‘7년 내 원금 회수 앞세운 환급률 경쟁’ 막 내린 뒤 변화
‘700종신보험’ 판매가 중단되면서 생명보험업계의 종신보험 경쟁 구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700종신보험’ 판매가 중단되면서 생명보험업계의 종신보험 경쟁 구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700종신보험 판매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생명보험업계의 종신보험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7년 납입 후 원금 수준의 환급을 내세웠던 기존 종신보험의 판매 공백을 메우기 위해 보험사들이 잇따라 대체상품을 선보이면서다.
사망 이후 유족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전통적인 보장 기능에서 벗어나, 가입자가 생전에 보험료를 돌려받거나 노후 생활자금으로 활용하는 종신보험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700종신보험 판매가 중단되면서 생전에 얼마나 유연하게 자금을 활용할 수 있는지가 종신보험의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새로운 종신보험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ABL생명은 지난 2일 납입보험료의 100%를 인출할 수 있는 종신보험 상품을 선보였다. 보험료 납입 이후 적립된 자금을 생전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사망보장 중심이었던 종신보험의 활용 범위를 넓혔다.
흥국생명도 지난달 납입보험료를 노후에 월 단위로 돌려받을 수 있는 종신보험을 출시했다. 은퇴 이후 정기적인 생활자금으로 활용하려는 수요를 겨냥한 것이다.

삼성생명 역시 기존 ‘골든종신보험’을 개정해 일정 거치 기간이 지난 뒤 납입보험료 상당액을 매년 나눠 받거나 목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노후 자금 마련과 사망보장을 함께 고려하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변화는 700종신보험 판매 중단 이후 두드러지고 있다. 700종신보험은 가입 후 7년이 지나면 해약환급률이 납입보험료의 100% 수준에 도달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비교적 짧은 기간에 납입 원금 수준의 해약환급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주목됐었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규제로 해당 상품의 판매가 지난 9월 21일 중단됐다. 일반적인 종신보험보다 상대적으로 짧은 납입기간에 원금 수준의 환급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는데, 특히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을 중심으로 판매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보험사들의 주요 영업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구조는 보험사 입장에서 잠재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가입자가 보험료 납입을 마치고 해약환급금이 원금 수준에 도달하는 시점에 계약을 대거 해지할 경우, 보험사가 장기간 계약을 유지하면서 확보하려던 수익성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상보다 높은 해지율이 발생하면 보험사의 보험계약 관리와 건전성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따라 종신보험 시장의 경쟁 방향도 달라지는 모습이다. 단기간 내 원금 회수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보다 일정 기간 보험료를 납입하고 계약을 유지한 뒤, 노후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종신보험 성격의 변화로 보고 있다. 종신보험의 전통적인 성격은 피보험자 사망 시 유족에게 보험금을 지급해 가족의 경제적 위험에 대비하는 보장성 상품이지만, 고령화가 심화하고 은퇴 이후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커지면서 생전 자금 활용 기능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과거 종신보험 가입의 주요 유인으로 작용했던 해약환급률 경쟁이 제약을 받으면서 보험사들도 상품 차별화 전략을 바꿀 수밖에 없게 됐다. 단순히 납입보험료를 얼마나 빠르게 돌려받을 수 있는 지를 넘어, 계약을 유지하면서 언제 얼마나 자금을 인출하거나 받을 수 있는 지가 새로운 판매 포인트로 떠오른 것이다.
다만 생전 자금 활용 기능이 있다고 해서 납입보험료 전액을 언제든 손실 없이 회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상품 별로 보험료 납입 기간과 거치기간, 인출 가능 금액, 사망보험금 변동 여부 등이 다른 만큼 가입 전 약관과 해약환급금 구조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존 700종신보험의 환급률 중심의 경쟁에 제동이 걸린 이후 시장에서는 생전 현금흐름을 얼마나 유연하게 제공할 수 있는지가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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