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융 여건 긴축 시 韓 기술 수출도 직접 영향"
이미지 확대보기30일 모건스탠리의 캐슬린 오 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Fed Chair Warsh on Korea' 보고서에서 한국의 대미 수출이 미국의 설비투자와 밀접하게 연동되며, 미국 경제활동의 변화를 1~2개월 앞서 보여주는 선행지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28일(현지 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국 경제의 중요성을 언급한 데 주목했다.
워시 의장은 "한국의 경제 상황을 살펴보면 이곳으로 향하는 항공기와 선박에 무엇이 실려 오는지 알 수 있다"면서 한국의 반도체와 첨단기술 부품이 미국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하이퍼스케일러)의 AI 인프라 구축을 뒷받침하는 필수적인 ‘원재료(feedstocks)’라고 표현했다.
오 연구원은 과거 한국의 대미 수출이 자동차 등 미국 소비경기에 크게 좌우됐다면 최근에는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 기술 설비투자와 더욱 밀접해졌다고 평가했다.
수출 구조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대미 수출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36%에서 최근 13%로 하락한 반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등 반도체 수출 비중은 2025년 전의 10%에서 올해 28%까지 올라갔다.
실제로 한국의 대미 수출과 미국의 비국방 자본재 신규 주문(항공기 제외) 간 최근 12개월 상관계수는 0.85로, 지난 15년간의 0.68보다 높아졌다. 특히 오 연구원은 한국의 대미 수출이 미국의 비국방 자본재 신규 주문보다 1~2개월 선행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대미 수출 증가세도 가파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지난 9월 한국의 대미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36% 증가했으며, 자동차를 제외하면 증가율이 190%에 달했다. 오 연구원은 이를 향후 미국 설비투자 지표의 개선을 시사하는 신호로 해석했다.
이에 따라 대미 무역흑자도 확대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846억 달러로 주요 교역 상대국 중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중국과의 무역흑자는 340억 달러였다.
모건스탠리는 미국의 AI 투자 확대에 힘입어 올해 연간 대미 수출이 지난해 1220억 달러보다 60% 이상 증가한 2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대미 무역흑자도 1000억 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더해 한국의 수출이 미국의 기술 분야 설비투자와 구조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되면서 금리와 금융여건 변화가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캐슬린 오 연구원은 워시 의장이 기술·AI 분야 설비투자가 금리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시장의 통념에 반박한 점에 주목했다. 미국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하이퍼스케일러)들의 금융여건이 긴축될 경우 한국의 기술 수출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지속적인 설비투자가 한국의 수출 증가세를 뒷받침하는 핵심 요인으로 꼽혔다.
다만,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근 실적 발표에서 다년간의 메모리 주문 물량을 확보했다고 언급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미국의 중장기 설비투자가 향후 수년간 견실하게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하는 근거라고 설명했다.
구성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oo9koo@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