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 3.7%에도 동결 전망 우세…트럼프 생활비 대응 지지율 27%, 정치적 논란 경계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연방준비제도가 11·3 중간선거를 불과 엿새 앞두고 기준금리를 결정하게 되면서 정치적 중립성 문제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인플레이션이 다시 높아지고 있지만 선거 직전에 금리를 인상할 경우 통화정책 결정이 정치적 행위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로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돌았다. 생활비 상승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연준 고위 인사들은 물가 상황을 추가로 지켜볼 시간이 있다며 금리 인상에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NBC뉴스는 연준이 28일(이하 현지시각)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다음 달 3일 중간선거를 앞둔 시점이 통화정책 결정의 정치적 부담을 높이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선거 엿새 전 금리 인상하면 정치적 논란 가능성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은 미국 중간선거를 엿새 앞두고 발표된다.
NBC뉴스는 이번 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연준의 정치적 중립성 유지 원칙을 꼽았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은 정치권의 영향과 거리를 두면서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법적 책무에 따라 통화정책을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중간선거 직전에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경제적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도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조치로 해석될 위험이 있다.
독일 투자은행 도이체방크의 분석가들은 생활비 부담이 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 인상으로 정치적 논쟁의 중심에 서는 것을 피하려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하원과 상원의 주도권이 걸려 있어 경제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다만 금리 동결이 실제로 정치적 고려에 따른 결정이라는 증거가 제시된 것은 아니다.
연준 관계자들은 경제지표와 금융시장 여건을 충분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신중론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물가 3.7%로 상승…연준 내부에서는 추가 관망론
연준은 지난 9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당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지나치게 높은 수준에서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후 발표된 물가지표에서도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7%로 8월의 3.4%보다 0.3%포인트 높아졌다.
이같은 흐름은 추가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뒷받침할 수 있지만 연준 고위 인사들은 서둘러 정책을 변경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미셸 보먼 연준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은 지난 14일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을 웃돌고 있다면서도 금융시장 여건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지켜볼 시간이 있다고 밝혔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 역시 최근 인터뷰에서 제한된 정보만으로 긴급하게 금리를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준이 물가 상승에 대응하면서도 고용과 경기 상황에 미칠 영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시장에서는 이같은 신중론이 적절한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도이체방크 분석가들은 현재의 인플레이션 흐름을 고려할 때 10월 금리 인상을 건너뛸 근거가 충분히 설득력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물가 안정을 위해 향후 어느 시점에 추가 긴축에 나서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생활비 대응 지지율 27%…유권자 불만 확대
연준의 금리 결정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미국 유권자들의 생활비 부담이 있다.
NBC뉴스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생활비 문제 대응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27%에 그쳤다.
이란 전쟁 대응에 대한 지지율도 29%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약 3분의 2는 이란 전쟁으로 인한 휘발유 가격 급등을 매우 심각하거나 어느 정도 심각한 문제라고 답했다.
또 절반이 넘는 응답자는 현재 경제 상황 때문에 식료품 구매 품목을 바꿨다고 밝혔다.
에너지와 주거비, 식료품 가격 상승이 가계의 소비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다.
NBC뉴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전쟁과 관세정책이 미국 유권자들의 물가 불만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지지하는 공화당 의원들도 중간선거를 앞두고 생활비 문제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백악관 역시 최근 물가지표에 우려를 나타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최근 인플레이션 수치에 대해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밝혔다.
그는 소비지출이 증가하고 있는데도 유권자들이 경제 상황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이유를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보다 더 주목받는 결정의 시점과 연준 독립성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 시장의 관심은 향후 추가 금리 인상 시점과 워시 의장의 정책 설명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를 계속 웃도는 상황에서 금리 동결을 선택한 근거를 어떻게 설명하는지가 중요해질 수 있다.
특히 중간선거를 앞둔 결정이라는 점에서 연준이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경제지표에 근거해 정책을 결정했다는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다.
금리 인상은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기업과 가계의 차입 비용을 높여 경제활동에 부담을 줄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추가 긴축을 미룰 경우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으로 돌아오는 데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NBC뉴스는 연준 고위 인사들이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과 중간선거가 맞물리면서 이번 통화정책 결정이 복잡한 상황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특히 도이체방크는 생활비가 선거의 핵심 쟁점인 만큼 연준이 선거 직전 금리 인상으로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는 상황을 피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의 이번 결정은 기준금리의 향방뿐 아니라 물가 상승 압력과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도 중앙은행이 정치적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