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 개입에 24일 원화가치 하락했지만
수입·생산자물가 오름세→밥상물가 내년 반영 전망
수입·생산자물가 오름세→밥상물가 내년 반영 전망
이미지 확대보기24일 원·달러 환율은 1440원대로 마감하며 전날 대비 30원 넘게 떨어졌지만, 이는 원화 가치 상승이 아닌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조처된 것이다. 원화 약세는 서민 밥상 물가마저 위협하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1달러 당 원화는 1450원대까지 내려간 채 움직였다. 환율은 1484.9원에 개장하며 고점을 높였으나 외환당국의 고강도 구두개입으로 1449.8원에 급락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연말 휴장을 열흘여 앞둔 지난 22일 1480.1원에 마감, 전날에는 1483.6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틀 연속 1480원대 마감은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 이후 처음이다.
문제는 다른 통화와 비교해 원화만 평가절하됐다는 점이다.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21일 한때 100.395를 찍은 뒤 90 후반으로 하락, 이날 97선을 기록했다. 달러 가치는 인덱스 100을 기준으로 강약세가 나뉜다.
유로와 영국 파운드 대비 원화 가치도 동반 하락했다. 원·유로 환율은 전날 1747원까지 올랐으며, 원·파운드 환율은 같은 날 2000원을 기록하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원화 약세에 따른 고환율은 수입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입에 의존하는 품목인 커피, 소고기 등이 특히 직격타를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커피 수입물가(2020년=100 기준)는 지난달 달러 기준으로 307.12를 나타냈지만, 원화 기준으로는 이보다 높은 379.71로 파악됐다. 소고기 수입물가 역시 달러 기준으로는 129.99, 원화 기준은 160.57로 크게 차이 났다.
수입물가가 국내 물가에 반영되는 데는 통상 3개월이 걸린다. 수입물가 오름세는 이미 가시화됐는데,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1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내년 서민물가 상승이 압박되는 이유다.
향후 물가를 가늠해볼 수 있는 또 다른 지표인 생산자물가도 지난달까지 3개월째 오름세를 기록했다. 생산자물가는 수입물가와 비슷하게 1~3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이에 따라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의 지수를 합산해 산출하는 총산출물가에도 상승 압박이 더해지고 있다. 이 지표는 국내 생산품의 가격 변동 전반을 파악하기 위해 사용되는데, 지난 10월과 11월 모두 전월 대비 1.1% 각각 올랐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개입, 정책을 환율 판도 변화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부의 수급안정책과 외환건전성 부담금 면제 등 대책으로 원화 가치가 급격한 강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은 작지만, 외환당국 실개입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과 내년 4월 WGBI(세계국채지수) 편입을 앞두고 국채시장으로 외국인 자금의 유입 가능성 등이 환율 하향 안정에 일조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