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2.50% 동결
올해 성장률 전망 0.9→1.0%, 금리인하 필요성 낮아져
물가 우려 커져…물가상승률 올해와 내년 각각 2.1%로 상향
"금통위원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3명 동결·3명 인하"
"금리인상 논의할 단계는 아냐" 피벗 일축
올해 성장률 전망 0.9→1.0%, 금리인하 필요성 낮아져
물가 우려 커져…물가상승률 올해와 내년 각각 2.1%로 상향
"금통위원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3명 동결·3명 인하"
"금리인상 논의할 단계는 아냐" 피벗 일축
이미지 확대보기올해 최종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와 내년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0.9%에서 1.0%로, 1.6%에서 1.8%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한은 금통위는 27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7·8·10월에 이은 4연속 동결이다. 이번 결정에서 이창용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중 신성환 위원만 금리 인하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신 위원은 올해 열린 모든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인하 의견을 꾸준히 제시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과, 10·15 3차 부동산대책에도 서울 집값이 안정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 금리 인하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기자회견에서 "높아진 환율, 내수 회복세 등의 영향으로 물가가 지난 전망보다 다소 높은 수준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도권 주택 시장에선 가격 상승 폭과 거래량이 둔화됐지만 가격 상승 기대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기준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올해 11월 25일까지 매매기준율(거래량을 반영한 가중평균값) 기준 연평균 환율은 1417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외환위기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은 직후인 1998년(1398.88원)과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1276.4원) 보다 높다.
부동산 불안도 계속되고 있다. KB부동산이 발표한 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11월 서울 아파트 매매값이 전달 대비 1.72% 오르면서 2020년 9월 이후 최고 상승률은 기록했다.
고환율로 수입물가가 오르면서 물가 불안도 커지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10월 수입물가는 전월대비 1.9% 뛰면서 9월(+0.3%)보다 상승폭이 크게 확대됐다.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4%로 1년 3개월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수입물가는 통상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환율 상승이 물가에 본격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 당국의 입장에서는 고환율로 물가가 굉장히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기부양용 금리 인하 필요성은 크게 낮아진 상태다.
한은은 이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0.9%에서 1.0%로 0.1%포인트(P) 올려잡았다. 내년은 1.6%에서 1.8%로 0.2%P 상향했다.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각각 2.1%로 제시했다. 지난 8월 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물가 상승률 예상치는 2.0%, 1.9%였는데 상향 조정한 것이다.
시장의 최대 관심은 향후 한은이 추가 금리 인하가 가능할 지 여부다. 현재 분위기로는 추가 인하 없이 현 수준에서 기준금리를 장기간 묶어 둘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사실상 현 기준금리가 이번 금리 인하 사이클의 최종금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실제 금통위는 향후 정책 방향을 공식적으로 대변하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통방문)에서 4·5·7·8·10월 등 그간 사용했던 '금리인하 기조를 이어나간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대신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표현으로 대체했는데 이를 두고 사실상 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를 암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금통위원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3개월 내 기준금리에 대한 의견)에서 금통위원 6명 중 3명은 3개월 내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표면적으로는 3대 3으로 동결과 인하 의견이 팽팽한 모양새지만 인하 의견을 제시한 금통위원은 8월 5명, 10월 4명, 이달 3명으로 점차 줄고 있다.
다만 이 총재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금리 인상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을 논의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현시점과 3개월 뒤 전망 얘기할 때 금통위원 중 금리 인상 가능성 논의하자고 한 분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금리 동결에서 인상으로 가는 데 평균 12개월 정도 걸린다"며 "현재 금통위원이 3대3이고, 어떻게 해석할지는 여러분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통방문에서) '금리인하 가능성'이라는 문구가 추가되면서 금리인하 사이클이 종료됐다는 명확한 시그널을 주지는 않았지만, 인하 가능성을 열어놓는 금통위원의 수가 감소하고 있는 점과 통방문 문구의 수정으로 금리인하 기대감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면서 "금리인하 사이클이 종료됐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지만, 벌써부터 금리인하 사이클이 종료됐다고 단정짓기도 이르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도 "한은의 추가적인 통화정책 완화 가능성이 크게 약화된 점은 동의한다"면서 "다만, 금리인하 사이클이 완전히 종료된 것은 아니며, 내년 하반기에는 한 차례 정도 추가 인하 여지가 남아있다고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