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추경과 장기 국채 수익률 급등으로 엔화 약세 심화
10월 미국 FOMC 회의 의사록 공개통해 12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
10월 미국 FOMC 회의 의사록 공개통해 12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
이미지 확대보기1480원을 위협하는 고환율에 당국이 구두개입에 나서며 외환시장 안정화에 나섰지만, 당국의 개입은 반짝효과로 끝이 났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의 12월 기준금리 동결 전망에 따른 강달러 심화와 더불어 일본 엔화 약세 가속화까지 더해지며 재차 급등하고 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67.9원으로 주간 장을 마감했다. 이는 전날 대비 2.3원 상승한 값이다.
외환 당국은 지난 14일 시장상황점검회의를 통해 "가용수단을 적극 활용해 대처할 필요성이 있다"며 구두개입에 나섰다. 당국의 구두개입이후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 까지 떨어졌지만 이번 주부터 환율이 재차 상승하며 당국의 개입이 반짝효과에 그쳤다.
최근 환율 상승은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12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올라가면서 강달러 기조가 강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간밤 공개된 10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서 다수의 참석자가 연내 금리 동결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지며, 주요 6개국 통화(유로화·엔화·파운드화·캐나다달러·스웨덴크로나·스위스프랑)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6일 이후 처음 100선을 넘어섰다. 오후 3시 30분 기준 달러인덱스는 100.26을 기록 중이다. 달러인덱스는 기준값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강세를 낮으면 약세로 본다.
달러 강세와 더불어 가속화되는 엔화 약세 또한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일본 정부가 최근 17조 7000억 엔(약 165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 예산이 통과될 것으로 전망되며 엔화 약세이 확대됐다. 이번 추경안은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면 2013년 아베 신조 총리시기 이후 최대 규모이다.
최근 격화되고 있는 중·일 외교 갈등 역시 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변수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이날 일본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 지표인 10년 물 국채 수익률이 1.8%까지 상승했다. 또 30년물 국채 수익률도 전날보다 0.03%포인트(P) 오르며 역대 최고인 3.37%를 찍으며 2008년 6월 이후 약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를 보도한 닛케이는 만기가 10년 넘는 초장기 국채를 중심으로 금리가 급격히 올라 재정 악화에 대한 우려가 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닛케이는 재정 확장과 금융 완화에 긍정적인 다카이치 내각의 경제 정책과 중일 갈등 장기화 시 일본 경제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등으로 엔화가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157엔을 넘어서며 지난 1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속해서 상승하는 환율에 외환시장의 개입을 예고한 정부의 움직임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인 19일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기재부가 관심을 가지고 지속해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지난 14일 국민연금과의 논의를 통해 환율 안정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발언에 대해 “아직 국민연금과는 소통할 시간이 없었다”고만 답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달러화는 일본의 대규모 부양책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엔화가 약세를 보이자 강세를 보였다”면서 “엔화는 일본 정부가 이번주 중으로 20조 엔을 넘어서는 새로운 경기 부양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자 일본 재정 우려가 약화된 점도 약세 배경으로 여겨져 달러화가 엔화 약세를 쫓아 강세를 보이며 달러인덱스 기준 100pt 상회했다”고 했다.
구성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oo9koo@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