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와 카드사,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이 ‘계엄령 해제’ 이후 금융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전날 계엄령 선포에도 불구하고, 내부 분위기는 비교적 차분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환율 등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새마을금고와 신협, 저축은행 등 일부 2금융권에서는 밤새 비상근무에 돌입하며 ‘대규모 자금 인출’(뱅크런) 등 돌발사태에 대응했다.
보험사에서는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응해 국채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 계엄령은 일단락했지만, 정치적 불확실성과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긴장감이 지속하는 분위기다.
4일 보험사와 카드사, 저축은행 등 2금융권 취재 결과 이날 새벽 4시30분 계엄령 해제 이후 내부 분위기는 비교적 차분했다. 우선 카드사에서는 금융시장 동향과 관련해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도 계엄령에 동요하지 않았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금융시장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임원들이 비상회의를 소집한 것 외에는 평소와 크게 다를 바 없다”면서 “금융서비스도 정상작동하는 상황으로 별다른 특이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반면 저축은행을 포함한 상호금융권에서는 일부 뱅크런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도 보였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이달 3일 오후 10시 28분께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비상대응계획에 따라 관련 부서 직원들이 곧바로 출근해 긴급회의를 갖고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신협중앙회도 이날 아침부터 중앙회 간부회의를 열고 또 지역 조합과 온라인 전산 시스템 통해서 수신 상황 등 실시간 모니터링 했다.
저축은행중앙회도 이날 새벽 임원 비상회의를 열어 주식시장과 저축은행 수신 동향 등을 모니터링했고, 금융당국과 협회장 회의도 열었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각 저축은행 대표들에게 서민소상공인 자금조달에 문제없도록 하고, 철저한 리스크 관리, 혹시 모를 금융사고 예방 강화 등을 당부했다.
다만 저축은행에서도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특이한 자금 동향은 없었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환율 영향이 덜하고, 수신 동향도 특이사항이 없었다”면서 “(지점 등) 평소처럼 업무가 정상 진행 중이라”고 했다.
반면 보험사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해제에도 불구하고, 향후 있을지 모를 시장 변동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정치적 불안정성이 확대하면 외국인 투자자의 유출이 발생할 수 있고, 연말 채권시장이 통상적으로 불확실성에 취약한 면이 있는 만큼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금융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해 업계 위험회피 성향이 커지면서 (당분간) 안전자산인 국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면서 “당분간은 업계에서 변동성 확대에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금융당국도 주식·채권·단기자금·외화자금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열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는 만큼, 금융당국은 정책금융기관, 금융유관기관, 금융협회들과 함께, 금융시장의 불안 확산을 방지하고, 금융시장이 정상적,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예금보험공사 사장, 기업은행장, 신보 이사장, 산업은행 수석부행장, 자산관리공사 부사장, 증권금융 사장, 예탁결제원 사장, 거래소 본부장, 은행연합회장, 금융투자협회장, 저축은행중앙회장, 여신금융협회장, 생명보험협회 전무, 손해보험협회 전무, 서민금융진흥원장, 금융보안원 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