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이복현, 6일 보험사 CEO와 간담회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생명·손해보험사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1조42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조6613억원(47.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생명보험사들은 4조399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조4556억원(49.4%) 순익이 증가했다. 손해보험사들은 7조232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20257억원(45.8%) 증가했다. 이는 동 기간 5대 시중은행의 누적 당기순이익인 12조1159억원과 비교했을 때도 비등한 규모다.
역대급 실적을 올린 데는 회계제도 변경 영향이 컸다. 금리상승 등의 요인으로 투자 손익은 악화됐으나 생보사는 보장성보험 판매 증가, 손보사는 자동차보험의 견조한 실적에 힘입어 보험손익이 개선됐다.
하지만 이같은 역대급 순익이 보험사들에게는 되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은행권에 준하는 호실적을 내면서 당국의 상생금융 압박이 한층 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오는 6일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보험사 최고경영자(CEO)와 간담회를 갖고 상생금융 방안을 논의한다. 이 자리에서 생·손보사들은총 1조원 규모의 상생금융 지원안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 실적을 이어오고 있는 손보업계의 경우 당국이 보험료 인하를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
이에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 인하와 실손보험료 인상률을 최소화하는 방안에 촛점을 맞추는 한편 별도로 1000억원 규모의 사회공헌기금 조성 방안 마련도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손해율 개선세가 이어지면서 당초 거론되던 1.5~2%보다 보험료 인하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당국 및 정치권은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몇 년째 흑자를 보고 있고 개선세에 따른 인하 여력이 있는 만큼 인하폭을 3%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올해 10월 기준 국내 대형 손보 5개사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평균 78.6%로 지난해 같은 기간인 79.8% 대비 1.2%p 감소했다. 사별로 인하폭은 다르지만 최종적인 자동차 보험료 인하율은 2.5%에서 최대 3%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손보험의 경우 1세대 보험료가 인하될 것으로 전망된다. 1세대 실손은 최근 백내장 과잉 수술 관련 심사기준 강화로 보험금 지급 규모가 줄어들면서 손해율이 개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대형사를 중심으로 보험료가 인하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삼성화재 또한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1세대 실손 지급보험금 추세 등을 고려하면 작년 대비 인하 요인이 있다며 보험료 조정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손해율 급등으로 보험료 인상이 논의되고 있는 3세대 실손보험의 경우 상생금융 기조에 따라 인상폭이 한자릿수로 최소화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손보사와 달리 눈에 띄는 상생금융안을 마련하기 어려운 생보업계는 사회공헌기금 조성과 더불어 청년·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저축·연금보험 관련 상품을 출시하는 방향으로 지원안을 마련하고 있다. 앞서 교보생명은 1일 자립준비청년의 안정적인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교보청년저축보험‘을 출시했다. 지난달에는 신한라이프가 청년 세대 가입자가 적립액을 최대 30% 더 돌려받을 수 있는 연금보험 상품을 선보였다. 생보업계에서는 한화생명이 처음으로 2030세대에게 5년간 연 5%의 확정금리를 제공하는 상생금융상품 '2030 목돈마련 디딤돌저축보험'을 출시한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역대급 순익을 올렸다고 하지만 회계제도 변경에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이를 체감하기는 어려운데다 각 사마다 실적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의 상생금융 요구는 수용할 수 밖에 없어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손규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bal4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