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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하이트진로, 해외공장 다른 셈법

롯데칠성, 필리핀 생산망 효율화로 상반기 글로벌 영업이익 11%↑
하이트진로, 베트남 첫 생산기지...2030년 해외매출 5000억 목표
PCPPI 필리핀 산토토마스 공장(왼쪽)과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전경 사진=각사이미지 확대보기
PCPPI 필리핀 산토토마스 공장(왼쪽)과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전경 사진=각사
국내 음료·주류 양대 기업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의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필리핀의 노후 공장 가동을 멈추고 기존 생산망을 다듬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반대로 베트남에 첫 해외 생산공장을 짓는다. 이미 해외에 거점을 둔 회사는 수익성을 높이고, 수출로 시장을 키운 회사는 현지 생산에 나서는 모습이다.

해외 사업의 몸집은 이미 커지고 있다. 롯데칠성의 올해 상반기 글로벌 부문 매출은 836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7% 늘었고 영업이익은 405억원으로 11.0%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자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1%, 수출까지 포함한 글로벌 비중은 약 47%다. 하이트진로는 소주를 91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은 10.7%로 아직 국내 사업 비중이 높지만 소주 수출은 최근 5년간 연평균 26% 성장했다.

롯데칠성은 국가별로 생산과 판매 방식을 나눠 운영하고 있다. 필리핀·파키스탄·미얀마에서는 제조·판매 법인을 두고 펩시콜라와 게토레이 등을 현지에서 생산한다. 미국·일본·중국·러시아에서는 판매법인을 통해 국내 생산 제품을 공급한다. 밀키스·레쓰비와 새로·순하리 등 국내 브랜드는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한다.
이미 확보한 현지 생산거점에서는 수익성을 높이는 데 힘을 싣고 있다. 롯데칠성은 2023년 필리핀펩시(PCPPI)를 종속기업으로 편입한 뒤 생산·물류·관리 전반의 효율화 작업을 진행했다. 노후화된 문틴루파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생산거점도 재편했다. 필리핀펩시는 지난해 1분기 33억원의 영업손실에서 올해 1분기 54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 전환했다.

수익성 개선은 여전히 과제다. 롯데칠성의 2분기 글로벌 부문 매출은 458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61억원으로 27.0% 줄었다. 원재료 가격과 물류비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롯데칠성은 올해 해외 자회사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는 한편 밀키스·레쓰비·새로·순하리 등을 글로벌 브랜드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는 첫 현지 생산에 나선다. 약 1억달러를 투자한 베트남 타이빈 공장은 올해 말 완공한 뒤 내년 초 가동할 예정이다. 초기에는 과일소주 6종을 연간 100만 상자 생산하고 이후 최대 500만 상자까지 늘릴 계획이다. 베트남에서 만든 소주는 현지뿐 아니라 동남아 등 주변 국가로 공급한다. 하이트진로는 2030년까지 해외 매출을 5000억원으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생산망은 반대로 효율화한다. 하이트진로는 다음 달 16일 69년 된 익산공장 가동을 멈추고 생산설비와 인력을 전주공장으로 옮긴다. 국내에서는 기존 시설을 활용해 생산·물류 효율을 높이고, 해외에서는 새 생산거점을 마련해 성장 기반을 넓히는 셈이다.
해외 생산망 재편은 현지 수요 확대와도 맞물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IWSR은 2024년부터 2029년까지 미국 내 소주 판매량이 연평균 16%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미국 전체 증류주 판매량은 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한국식 소주의 비중은 아직 크지 않지만 K팝과 영화·드라마 등 한국 문화의 영향으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과일소주에 대한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지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aij@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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