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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회복에 플래그십 매출 집중…백화점 ‘2조·3조 클럽’ 확대

11월 백화점 명품 매출 23.3%↑…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
현대 판교점, 누적 2조 돌파…서울·부산 외 지역 첫 ‘2조 백화점’
신세계 강남·롯데 잠실 ‘3조 클럽’…주얼리·워치·집객 경쟁 격화
서울의 한 백화점 명품관 앞.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의 한 백화점 명품관 앞. 사진=연합뉴스
명품 소비가 되살아나면서 백화점업계가 플래그십 점포를 중심으로 매출 기록을 새로 썼다. 올 하반기 들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롯데백화점 잠실점이 나란히 3조원을 넘겼다. 현대백화점 판교점도 개점 10년 만에 2조원을 돌파했다. 소비가 갈수록 ‘핵심 거점’으로 쏠리는 흐름이 한층 선명해졌다는 평가다.
명품 시장 회복이 불씨가 됐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11월 백화점 명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3% 늘며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최근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다.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은 다른 채널로 대체되기 어려운 업태인 데다,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외국인 명품 수요와 주식시장 호조에 따른 부유층 소비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가장 눈에 띄는 성장은 현대백화점 판교점이다. 현대백화점은 판교점 누적 매출이 12월 27일 기준 2조원을 돌파했다고 28일 밝혔다. 개점 이후 10년 4개월 만이다. 국내 백화점 가운데 최단기간 기록이다. 지난해 매출 1조7300억원보다 약 16% 늘었다. 판교점은 2015년 개점 첫해 매출이 3000억원에 그쳤다. 2020년 1조원을 넘긴 뒤 5년 만에 2조원 고지에 올랐다. 서울과 부산을 제외한 지역에서 연매출 2조원 백화점이 나온 것도 처음이다.

판교점에는 현대백화점 점포 가운데 가장 많은 96개 명품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루이비통을 비롯해 까르띠에·티파니·불가리·에르메스 등을 잇달아 유치했다. 특히 초고가 시계·주얼리 수요가 강했다. 올해 럭셔리 워치·주얼리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51.4% 급증했다.
배후 수요도 판교점의 성장판을 키웠다. 판교 일대는 네이버·카카오 등 정보기술(IT) 기업이 밀집한 업무지구다. 젊은 고소득층 유입이 활발한 상권으로 꼽힌다. 실제로 판교점 VIP 고객 가운데 20~30대 비중은 2023년 처음 30%를 넘겼다. 올해는 32.5%를 기록했다. 원정 고객도 늘었다. 연간 3000만원 이상 구매하는 VIP 중 10㎞ 이상 원거리 방문 고객 비중은 78.2%에 달했다.

플래그십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9일 강남점의 올해 매출이 3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약 3주 빠르다. 롯데백화점도 지난 4일 잠실점 매출이 3조원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3조 클럽’ 경쟁이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세계 강남점은 주얼리·워치로 명품 경쟁력을 키웠다. 업계에 따르면 강남점은 불가리·티파니·까르띠에·반클리프 앤 아펠 등 이른바 ‘4대 명품 주얼리’를 모두 갖췄다. VIP 고객 대상 워치·주얼리 행사를 강화한 뒤 올 10월까지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롯데 잠실점은 ‘롯데타운 잠실’로 집객력을 키우며 3조 고지를 넘겼다. 롯데백화점은 잠실점이 12월 4일 누적 거래액 3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연말에는 3조3000억원 수준의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규·우수 고객과 외국인 고객 매출이 함께 늘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명품 라인업과 집객 콘텐츠를 동시에 갖춘 거점 점포가 유리해졌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명품과 콘텐츠를 갖춘 거점 점포로 수요가 더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황효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ojuh@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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