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심비 시대, 검색보다 ‘발견형 쇼핑’ 확산
올리브영, 리뷰 4천만개·AI 추천으로 체감가치 높여
온·오프 연계해 ‘나를 위한 소비’ 공략
올리브영, 리뷰 4천만개·AI 추천으로 체감가치 높여
온·오프 연계해 ‘나를 위한 소비’ 공략
이미지 확대보기지난 11월 대한상공회의소가 개최한 ‘2026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에서는 개인 만족감을 중시하는 소비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안태희 보스턴컨설팅그룹코리아 MD파트너는 "모든 소비자는 이제 가치 소비자로 전환하고 있다"며 "가성비보다 '나만의 의미'와 '주관적 만족감'을 기준으로 하는 가심비로의 전환에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또한 "고물가·고금리 시대에는 유통업체 간 경쟁이 치열한 만큼 가격 대비 성능을 넘어 데이터 기반의 개인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봤다.
기술 변화도 뒤따른다. AI 추천 기반 ‘발견형 쇼핑’이 커지면서 소비자의 구매 동선 자체가 달라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미지 확대보기올리브영은 올해와 내년 K-뷰티와 웰니스 산업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로 ‘F.U.L.L.M.O.O.N(보름달)’을 제시하며 ‘온전한 나(Wholeness)’와 일상 컨디션 관리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AI 기반 ‘초개인화 뷰티 컨시어지’도 주요 흐름으로 꼽았다.
이러한 수요가 커지며 올리브영의 올 한해 성장세도 가팔랐다. 2024년 매출 4조7935억원, 영업이익 5993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25년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9% 늘어난 2조6961억원을 달성했다. 상반기 온라인 매출 비중은 30.6%로 처음 30% 선을 넘어섰다.
소비자가 상품을 고르는 기준도 바뀌었다. 메이크업 카테고리에서 ‘진정·장벽·수분’ 등 케어 관련 키워드 검색량이 전년 대비 150% 이상 증가했다. 색조 화장도 발색·커버력 중심에서 벗어나, 스킨케어 성분을 담은 제품을 선호하며 본연의 피부결을 살리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
개인 컨디션 관리와 직결되는 수면 관련 건강식품 매출은 전년 대비 300% 이상 급증했다. GABA, 멜라토닌 등 숙면 성분을 찾는 수요가 커지면서 ‘휴식’과 ‘회복’에 돈을 쓰는 소비도 확산되는 모습이다.
올리브영은 이런 수요 변화를 개인화 추천과 콘텐츠형 쇼핑 강화로 연결하고 있다. 앱 내 SNS형 커뮤니티 ‘셔터(Shutter)’를 통해 콘텐츠를 둘러보는 과정에서 상품을 자연스럽게 발견하고 구매로 이어지도록 설계했다. 셔터는 올리브영 회원이라면 누구나 사진과 짧은 글을 올리고 ‘좋아요’·‘댓글’·‘팔로우’로 소통할 수 있다.
추천의 정교함은 방대한 리뷰 데이터와 AI에서 온다. 올리브영은 4000만개 리뷰를 바탕으로 ‘리뷰로 찾는 AI 추천 테마’ 서비스를 도입해, 생성형 AI가 후기를 분석하고 키워드별로 상품을 묶어 제안한다. 올리브영은 지난 2022년에는 빅데이터 기반 AI 스타트업 로켓뷰를 인수하고 디지털사업본부 산하에 초개인화 큐레이션 서비스를 전담할 AI 추천 엔진 조직을 두며 개인화 추천 역량을 내부에서 고도화해왔다.
온·오프라인 연결도 한층 촘촘해졌다. 매장에서 피부 진단을 받을 때 앱 ‘회원 바코드’를 입력하면 결과가 온라인몰 회원 정보와 연동되도록 했다. 측정 데이터를 앱과 연결해 사후 관리와 상품 추천까지 이어가는 구조다. 매장 전자라벨에도 스마트폰 태깅 기능을 적용했다. 전자라벨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온라인몰 상세 페이지로 넘어가 제품 설명과 회원 리뷰를 확인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기반 개인화로 고객이 체감하는 만족도를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끌어올리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효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ojuh@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