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3분기 글로벌 매출 999억원
소스·간편식 등 비(非)라면 제품 수출도 증가
12개 품목 할랄 인증 획득, 할랄 식품 시장 공략 본격화
소스·간편식 등 비(非)라면 제품 수출도 증가
12개 품목 할랄 인증 획득, 할랄 식품 시장 공략 본격화
이미지 확대보기내수 침체가 길어지면서 오뚜기도 글로벌 사업 비중을 키우고 있다. 농심·삼양식품이 라면에 매출이 집중된 반면, 오뚜기는 면제품 비중이 30% 안팎에 그친다. 나머지는 카레·소스·냉동식품 등으로 분산돼 있다. K푸드 수출의 중심이 라면인 점을 고려하면 글로벌 라면 열풍의 수혜를 온전히 누리기 어려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신 한식 정체성을 살린 소스·간편식 등 비(非)라면 제품 수출이 꾸준히 늘면서 라면과 함께 해외 매출을 받쳐 주고있다는 평가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한식 열풍에 힘입어 오뚜기 참기름 같은 고유 한식 재료도 해외에서 덩달아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황성만 오뚜기 대표는 “글로벌 사업이 단기간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 어려운 분야인 만큼 시간을 갖고 지켜봐 줬으면 한다”며 “현지 생산설비를 확충하고, BTS 진을 모델로 발탁하는 등 글로벌 인지도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라면 부문에서는 ‘JIN’을 전면에 내세운 글로벌 브랜딩이 본격화됐다. 오뚜기는 수출용 진라면 패키지 전면에 영문 ‘JIN’ 로고를 키우고 맛 표기를 각국 언어로 통일한 패키지를 선보였다. BTS 진과 함께 글로벌 캠페인을 진행해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진라면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삼양의 ‘불닭’, 농심의 ‘신라면’으로 대표되는 강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것과 달리 오뚜기는 상대적으로 대표 제품 이미지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업계에서는 오뚜기가 ‘JIN’ 로고를 전면에 내세운 패키지 개편과 BTS 진을 글로벌 모델로 삼은 것을 두고 “진라면을 글로벌 시장에서 명확한 대표 브랜드로 부각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오뚜기는 영문 사명을 발음하기 쉽도록 ‘OTOKI’로 바꾸고 해외 비중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30년까지 글로벌 매출 1조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최근에는 북미뿐 아니라 할랄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할랄 식품 시장은 2024년 기준 약 3조달러 규모로, 전 세계 식품 시장의 20% 가량을 차지한다. 진라면은 지난해 베트남에서 할랄 인증을 받은 데 이어 올해 인도네시아 대형마트 등에 할랄 제품을 처음 입점했다.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하는 진라면 등 12개 품목이 베트남 MUI 할랄 인증을 획득해 인도네시아·동남아·중동 이슬람권으로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오뚜기는 70여 개국에 라면·소스·냉동 간편식 등을 수출하고 있다. 해외 매출은 2017년 1800억원대에서 2024년 3600억원대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베트남 법인의 2024년 매출은 800억원대 중반으로, 전년보다 20% 이상 증가하며 동남아 거점 역할이 더 커졌다. 늘어나는 수출 물량에 맞춰 생산·물류 기반도 넓히고 있다. 울산 삼남공장에는 글로벌 물류센터를 건설 중이며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미라다 지역에는 라면·소스·간편식을 생산하는 공장을 2027년 가동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베트남과 미국을 핵심 해외 거점으로 두고 있다”며 “최근 할랄 인증 제품이 인도네시아에 첫 입점해 판매를 시작하면서 해당 시장에서도 적극적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황효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ojuh@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