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자사몰 ‘CJ더마켓’ 추석 선물세트 예약 판매 10%↑
스팸·프리미엄 ‘르 구떼’ 등 186종 출시, 글로벌 소스 수출 확대
업계 “추석 특수·유럽 공략 맞물려 실적 반등 모멘텀”
스팸·프리미엄 ‘르 구떼’ 등 186종 출시, 글로벌 소스 수출 확대
업계 “추석 특수·유럽 공략 맞물려 실적 반등 모멘텀”

올해 추석을 맞아 제일제당은 총 186종의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스팸·전통 장류·한과 등 기존 인기 품목은 물론, 프랑스어로 ‘미식’을 뜻하는 신규 브랜드 ‘르 구떼(Le Goûter)’를 출시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했다. 네이버 해피빈, 캐릭터 ‘벨리곰’, 세라믹 브랜드 오덴세와 협업한 이색 구성은 MZ세대와 외국인 고객까지 겨냥했다. 특히 해피빈 협업 스팸 세트는 판매 수익금 일부가 결손아동 지원에 쓰이는 사회적 의미도 담았다.
이번 추석 선물세트는 대형마트 중심으로 판매되던 과거와 달리 CJ더마켓·네이버·SSG닷컴·쿠팡 등 주요 이커머스 채널까지 확대돼 온라인 비중이 크게 증가한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국내 선물세트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건강식품과 생활필수품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프리미엄 식품과 MZ세대를 겨냥한 이색 협업 상품이 빠르게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선물세트 시장 규모는 약 5조원 수준으로 매년 소폭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추석 시즌마다 선물세트 매출 비중이 큰 CJ제일제당은 올해도 주력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 호조가 예상된다. 지난 2분기 식품사업에서 온라인 가공식품 매출은 전년 대비 24% 증가하며 내수 부진을 만회했다. 업계 관계자는 “명절 효과가 제일제당 분기 실적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전략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제일제당은 최근 ‘만능 김치요리용 소스’를 유럽 등 12개국에 수출하며 기업간거래(B2B)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김치 특유의 발효 풍미를 유지하면서도 18개월간 실온 보관이 가능한 특허 기술을 적용해 외식·급식 채널에서 활용도를 넓혔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김치 소스는 유럽과 일본뿐 아니라 중동 등에서도 수출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 고추장·불고기 소스 등 다양한 한국식 소스로 글로벌 외식 시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이재현 회장이 런던을 찾아 현장을 점검한 것도 유럽 시장 확대 의지를 보여주는 행보로 평가된다.
CJ제일제당은 김치 카테고리에서도 제품 다양성을 확대하고 있다. ‘습파김치’를 비롯해 ‘습김치덮밥’, ‘습떡볶이’ 등 신제품을 선보였고, ‘애(愛)습파 챌린지’ 같은 SNS 이벤트를 통해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시도가 MZ세대의 매운맛 선호와 콘텐츠 기반 소비 트렌드를 겨냥한 전략으로 분석한다.
CJ제일제당은 식품기업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료용 아미노산을 생산하는 바이오 사업도 함께 운영중이다. 매출 비중은 약 20% 수준으로 크지 않지만 수익성 기여도가 높아 원재료 가격 변동에 민감하다. 최근 트립토판·라이신 가격 하락은 바이오 부문의 수익성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반대로 국제 곡물가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기준 옥수수 가격은 전년 대비 18%, 대두 가격은 9% 하락해 가공식품 원가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추석 특수와 글로벌 확장이 맞물리며 단기 CJ제일제당의 실적 개선은 무난할 것으로 보지만 바이오 원가 부담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고 전망했다. CJ제일제당은 추석 특수에 따른 내수 회복과 김치 소스 수출을 통한 해외 성장을 동시에 추진하며 연말까지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황효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oju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