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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건, 2분기 화장품 사업부 적자 전환…M&A·신사업으로 반등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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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로고. 사진=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의 주력 부문인 화장품 사업부가 2004년 4분기 이후 82분기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는 채널 구조 재정비와 고정비 부담 확대 등의 영향이라고 설명하며, 체질 개선과 함께 적극적 인수합병(M&A)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은 2025년 2분기 화장품 부문에서 매출 6046억 원, 영업이익 -163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4%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됐다. 회사는 “시장 경쟁 심화로 원가 부담이 확대됐고, 면세·방문판매 등 전통 채널의 사업 구조를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실적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LG생활건강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면세점 등에서 구조조정을 본격화했다. 특히 올해 2분기부터는 면세점 대규모 할인 정책을 축소하는 등 보다 강도 높은 체질 개선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내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가격 질서 정비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시장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전략도 병행되고 있다. 신규 전략 시장으로 설정한 북미 지역에서는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아마존을 중심으로 2분기 북미 매출은 6.4% 증가했다.
LG생활건강은 M&A를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에도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MZ세대, 알파세대를 겨냥한 브랜드 M&A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최근 3년간 인수한 브랜드는 색조 화장품 브랜드 ‘힌스’가 유일하다. 회사 관계자는 “인수합병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기업가치와 맞는 브랜드를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K-뷰티의 인기 상승으로 인해 중소 브랜드의 몸값이 높아진 점이 M&A 결정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중소 브랜드 M&A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K-뷰티 시장의 무게중심이 트렌디한 콘셉트와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운 중소 인디 브랜드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소비자층 사이에서 높은 선호도를 보이는 이들 브랜드는 감각적인 기획력과 빠른 제품 출시 주기를 강점으로 내세우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대기업 입장에선 인디 브랜드를 통해 MZ세대와의 접점을 확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10월 인수한 힌스를 통해 M&A 효과를 체감했다. 힌스를 운영하는 자회사 비바웨이브는 지난해 매출 452억 원, 영업이익 18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63.8%, 약 6배의 성장을 이뤘다. 특히 일본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며, 이에 힘입어 올해 1분기 LG생활건강의 일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1147억 원을 기록했다.
M&A 외에도, 회사는 신사업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도 나서는 모습이다. 직접적인 인수합병은 아니지만, 지난 6월 LG전자가 운영해온 미용기기 브랜드 ‘LG 프라엘(Pra.L)’의 자산을 인수하며 뷰티디바이스 시장 진출에 나섰다. 이를 통해 뷰티테크 영역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국내 뷰티 디바이스 시장은 연평균 10% 이상 성장해 2030년 3조4000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LG생활건강은 ‘LG 프라엘 수퍼폼 갈바닉 부스터’를 10만 원대의 합리적 가격으로 선보이며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한편, 유안타증권은 1일 LG생활건강이 올해 2분기 부진한 실적을 냈으나 내년 반등의 기회가 있다며 투자의견 '중립'(hold)과 목표주가 32만원을 유지했다. 이승은 연구원은 "전략 브랜드의 프리미엄 포지셔닝 강화와 뷰티 디바이스 신사업 진출, 중국 B2C 중심 전환 등 중장기 성장을 위한 체질 개선이 병행되고 있어 내년부터 실적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경 기자 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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