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공식 교섭 결렬…수요일부터 조정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이하 노조)는 회사와 공식 협상이 결렬됐다고 17일 밝혔다.
이날 노조 관계자는 지난 2개월간 총 6차례의 공식 교섭과 인천지방노동위원회의 사전 조정 절차 2차례를 거쳤으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시한 임금 및 근로조건 개선안이 미흡해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세계적인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기업인데도 과도한 비용 절감 정책 탓에 생산 품질과 내부 노동환경이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불공정한 임금 정책과 인력 축소, 노동권 침해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원칙 위반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품질과 내부 신뢰 문제가 심각하다고 꼬집었다. 오는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감사를 앞두고 FDA 출신 외부 컨설턴트가 진행한 모의 감사 과정에서 인력 부족 문제가 지적됐다.
또한 생산 및 품질 관리 인력 부족으로 업무 과부하가 가중되면서 데이터 무결성 위반 및 휴먼에러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고 특히 데이터 무결성 위반 사례가 회사 내부 채널이 아닌 노조에 직접 제보되는 등 회사 경영진에 대한 내부 신뢰가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고 전했다.

노조에 따르면 다수의 글로벌 제약 고객사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속되는 노사 갈등과 품질 리스크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으며 장기화 시 계약 및 생산 일정에 부저적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노조에게 현재의 제시안이 가능한 최선이며 추가적인 재정적 여력 없이 노조의 추가 요구를 수용할 경우 기업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여건이 나아지면 추가 보상 가능성을 언급하며 기약 없는 양보를 요구하고 있지만 노조는 연간 1조 원이 넘는 현금 흐름과 잉여이익금 5조 원이 넘는 상황에서 노조 측이 제시한 약 300억 원 규모의 임금 인상 종합제시안은 수용할 수 없다는 설명했다.
향후 노조는 회사 제시안에 대한 반대 서명운동과 같은 낮은 수위의 대응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후 인천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 중지 결정을 받아 적법한 단체행동권을 확보하면 대규모 집회와 시위를 개최하고 최종적으로 총파업까지 단계적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합장은 글로벌이코노믹과의 통화에서 수요일부터 조정을 거치고 이 과정에서도 교섭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투표를 통해 총파업을 결정하며 시기는 5월 쯤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지난 2023년 설립됐으며 현재 2700명 이상의 조합원이 모여있다. 노조법 기준 약 60%가입률을 보이고 있으며 직원들의 권익을 대변하고 삼성 그룹 내 영향을 가진 노조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