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차 관세폭탄... 비트코인 금값 국제유가 "PPI 물가 안도"

13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뉴욕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달러화의 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97대로 밀렸다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가치가 뚝 떨어졌다.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주 내 주요 교역국에 일방적인 관세 부과를 경고하면서 요동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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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1% 상승해 전월(-0.2%)에서 반등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0.2%를 소폭 하회하는 수준이다. 뉴욕증시에서는 미·중 간 무역협상 진전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중국과 좋은 합의를 이뤘다"며, 오는 7월 8일 발효 예정인 고율 관세 조치를 연기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1~2주 내 교역국들에 협상 내용을 담은 서한을 발송할 계획"이라며 "EU와의 협상 당시처럼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런던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협상에서는 양국 간 향후 협상의 틀을 마련하는 데는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해당 합의안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종 승인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양측은 일부 희토류 수출 규제 및 유학생 비자 제한을 완화하는 데에는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웰스파고의 스콧 렌 수석 시장전략가는 "경기 성장률과 기업 이익이 둔화하는 가운데, 무역정책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런 환경에서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할 만한 뚜렷한 동력이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변수로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부각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핵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타격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미국 정부는 이라크 주재 대사관 직원 일부를 철수시키는 등 현지 인력 보호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정세가 악화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위험을 감지하고 철수를 지시했다"고 밝히며,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번 조치는 오는 15일 예정된 미국과 이란 간 6차 핵 협상을 앞두고 이뤄진 것이다. 이란 측 역시 협상 결렬 시 미군 기지 등을 겨냥한 군사 대응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유럽증시는 대체로 하락하고 있다.국제 유가는 전일 급등을 뒤로 하고 1%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 결렬 가능성 등 지정학적 위기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와 함께 ECB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태도가 유로화를 강세로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ECB는 지난 5일 예금금리를 연 2.0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연준 기준금리(4.25∼4.50%)와 격차는 2.25∼2.50%포인트로 벌어졌다. 그러나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통화정책 사이클의 끝에 다다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매파적 발언을 했다.
이후 ECB 당국자들도 "인플레이션과 싸움에서 승리했다"는 등 금리인하가 곧 종료될 것이라고 잇따라 시사했다. ECB 최고 실세로 꼽히는 이자벨 슈나벨 집행이사는 이날 내년과 내후년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각각 1.9%로 "목표치와 정확히 일치한다"며 "통화정책 사이클이 끝을 향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초만 해도 유로존과 미국의 금리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유럽 경기가 둔화하는 탓에 유로화 약세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상당수 투자기관은 올해 안에 유로화가 패리티(1유로=1달러)를 깨고 1달러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유로는 1월13일 1.0244달러로 바닥을 찍고 5개월간 13% 넘게 올랐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각종 관세 발표로 촉발된 달러 표시 자산 매도세와 방위비를 중심으로 한 유럽 각국 정부의 재정 확대가 유로화를 계속 끌어올린다고 본다.
ECB는 미국 달러에 대한 신뢰가 약화하는 틈을 타 연일 '유로화 대세론'을 주장하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전날 펴낸 보고서에서 "국제 통화질서에서 더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미국 정부의 관세가 몹시 이례적인 자산 간 상관관계를 초래했다"며 "이는 유로화의 역할을 강화할 수 있고 여기에 필요한 조건을 유럽 당국자들이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뉴욕 유가는 소폭 하락했다.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전날 급등분을 약간 되돌리는 장세가 나타났지만 관련 우려는 지속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11달러(0.16%) 내린 배럴당 68.0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8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0.41달러(0.59%) 하락한 69.36달러에 마감했다. 두 유종은 전날 미국 정부가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대피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로 인해 각각 4% 넘게 뛰어오른 바 있다.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 가능성이 부상하면서 유가는 빠르게 반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 가능성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임박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것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큰 일로 보인다"고 답했다.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이란 간에 진행 중인 핵 협상에 대해서는 "우리는 매우 좋은 합의에 상당히 가까이 와 있다"며 "나는 그들(이스라엘)이 들어가는 것(대이란 공격)을 원치 않는다. 왜냐하면 그것은 합의를 날려버릴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달러-원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낙폭을 소폭 확대하며 1,357원 선에서 장을 마감했다.달러-원 환율은 전장 서울환시 종가 대비 17.90원 떨어진 1,357.10원에 마감했다. 주간 거래(9시~15시 30분) 종가 1,358.70원과 비교해 1.60원 더 내려앉았다. 미국 달러화 가치가 3년여 만의 최저치까지 내려가면서 달러-원 환율도 연동됐다.달러인덱스(DXY)는 이날 장 중 97.602까지 밀렸다. 지난 2022년 3월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치를 밑돌며 완만한 흐름을 보였다는 소식에 금리인하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달러 매도 심리가 강해졌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달 대비 0.1% 상승했다. 시장 전망치 0.2%를 밑돌았다. 식품과 에너지, 무역 서비스를 제외한 근원 PPI도 0.1% 올라 예상치 0.3% 상승을 하회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7월 기준금리 동결 확률을 76.9%로 반영했다. 전날 마감 무렵의 81.4%보다 하락했다.
미국 '암호화폐 시장구조법(클래리티법)' 제정이 속도를 내면서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법안이 실제로 제정될 경우 스테이블코인법(지니어스법)보다 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더 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지난달 미 상원에서 지니어스법이 통과되자 비트코인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11만달러를 돌파한 바 있다.클래리티법은 이날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의 '마크업(markup)'을 찬성 32표, 반대 19표로 통과했다. 마크업은 의회 위원회가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기 전 최종 검토하는 심의 단계다. 클래리티법은 같은 날 미 하원 농업위원회의 마크업도 찬성 47표, 반대 6표로 통과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