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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검'이 뭐길래…할머니가 평생 모은 3.5억원 탕진한 日 30대

현지 X에서 큰 반향…형사 처벌은 "어려울 듯"

이원용 기자

기사입력 : 2024-06-21 10:31

'기적의 검' 공식 이미지. 사진=기적의 검 페이스북이미지 확대보기
'기적의 검' 공식 이미지. 사진=기적의 검 페이스북

할머니가 평생 모은 가산 4000만엔(약 3억5000만원)을 빼돌려 중국산 MMORPG '기적의 검'에 쏟아부은 일본 남성이 있다는 폭로가 나와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Amie N7'이란 이름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 일본의 한 네티즌은 X(트위터)를 통해 "31세 형이 82세 할머니가 60년 동안 모아온 돈 4000만엔을 게임에 쏟아부었다"며 "가슴이 끓어오르는 마음, 할머니가 불쌍하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게시물에 '기적의 검(일본명 魔剣伝説, 마검전설)' 과금 내역이 담긴 서류 뭉치의 이미지와 영상을 올리며 "총 3150회에 걸쳐 '다이아'를 구매했는데, 마검전설이란 게임이 그렇게 재밌는거냐"며 울분을 터뜨렸다.

지난 19일 게재된 이 트윗은 3만7000회 이상 리트윗, 40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크게 화제가 됐다. X 해시태그 통계 분석 사이트 트위터 트렌딩 아카이브(Twitter Trending Archive)에 따르면 20일 기준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약 3시간 동안 '마검전설'이 일본 지역 해시태그 검색 순위 1위에 올랐다.

일본의 한 네티즌이 자신의 31세 형이 82세 할머니의 돈 4000만엔을 빼돌려 '기적의 검'에 과금한 사건에 대해 X(트위터)에 게시했다. 사진=X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의 한 네티즌이 자신의 31세 형이 82세 할머니의 돈 4000만엔을 빼돌려 '기적의 검'에 과금한 사건에 대해 X(트위터)에 게시했다. 사진=X 캡처

기적의 검은 중국의 4399가 개발해 한국 기준 2019년 9월부터 서비스해온 모바일 MMORPG다. 최근 일본 현지 유명 IP '울트라 맨'과 컬래버레이션해 화제가 됐다. 2021년과 2022년도에는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어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톱10에 오랜 기간 얼굴을 비췄으나, 일부 이용자들에겐 '확률 뽑기로 무장한 중국산 양산형 MMORPG'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지난해에는 중국의 한 10대 소녀가 가족이 모아온 돈 약 8000만원을 게임에 과금한 것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2020년에는 한국의 한 초등학생이 인터넷 방송 앱에서 1억원 이상의 돈을 탕진했다가 부모가 나서 이를 환불 받은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30대의 청년이 이러한 일을 벌인 유사한 사례는 찾기 어렵다.

할머니의 돈을 빼돌려 게임에 쏟아부은 30대는 처벌을 받을 수 있을까. 일본 형법에는 직계혈족·동거친족 사이에 발생한 절도, 배임, 횡령죄나 미수죄를 범한 자의 형을 면제하는 '친족상도례'가 존재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친족상도례를 고려하면 가족 간 절도, 횡령 등으로 형사 처벌을 하는 것은 어려울 듯 하다"면서도 "해당 사안의 경우 직계혈족 계좌의 돈을 당사자의 계좌로 송금한 후 이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은행의 돈을 횡령한 것으로 보고 처벌이 이뤄질 가능성은 있다"고 답변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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