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안 이후 투자자예탁금 대폭 감소… 예적금 늘어
7월 요구불예금 17조 5000억 감소...예·적금 13조 5576억 증가
은행권 모임통장 및 고금리 특판 상품 등으로 고객유치
7월 요구불예금 17조 5000억 감소...예·적금 13조 5576억 증가
은행권 모임통장 및 고금리 특판 상품 등으로 고객유치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세제개편안에 실망한 증시자금들이 잇달아 빠져나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증시 투자자예탁금은 68조 836억 원(금융투자협회 12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일 71조 7777억 원까지 올라가던 투자자예탁금이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3조 6941억 원이 감소한 것이다. 지난 6일에는 투자자예탁금이 66조 2811억 원으로 기록돼, 5조 4966억 원이 감소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같은 투자자예탁금의 감소는 세제개편안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투자자예탁금은 증권사 계좌에 예치된 현금을 의미한다.
이처럼 세제개편안에 실망한 증시자금들은 정기 예·적금 시장으로 넘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농협)의 요구불예금이 지난 7월 한 달 동안 17조 4829억 원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요구불예금은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을 포함하고 있어 통상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7월 한 달 동안 빠져나간 요구불예금은 정기 예·적금 시장으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5대 은행의 7월 말 기준 정기예금의 잔액은 944조 86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6월 말(931조 9343억 원) 기준대비 12조 9527억 원 늘어난 수치이다. 또 정기적금의 잔액도 6049억 원이 늘어난 43조 421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증시자금의 예금으로의 자금이동은 세제개편안을 통해 실망한 투자자들이 금리가 더 떨어지기 전에 안정적인 자본시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세제 개편, 관세 리스크 등으로 인해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정적인 성향을 지닌 투자자들의 자금이 시중은행 정기예금으로 몰리고 있는 것 같다"면서 "더불어 미국 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고조되며 국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리 인하 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확보하려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이처럼 예·적금 시장으로 들어오는 돈이 몰리고 있는 만큼 고금리 특판 상품들과 모임 통장 등의 상품들로 신규 고객들을 유치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21일에 최고금리 7.7%의 ‘1982 전설의 적금’을 추가로 10만 좌를 추가 판매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낮은 비용의 모임 통장을 통한 고객 유치에도 힘을 쓰고 있다. 신한은 ‘모임 저금통’의 경우 파킹통장과 달라 조건 없이 연 2%의 금리를 부여하고 있으며 ‘모임 적금’의 경우 연 4.1%의 금리가 주어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8일에 연 최고 8.15%의 ‘우리 광복 80주년 적금’을 출시해 고객들을 유치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네이버페이와의 협력을 통해 파킹통장의 경쟁력을 강화했다. 하나은행과 네이버페이가 협력한 ‘네이버페이머니 하나통장’은 출시 5개월 만에 50만 좌를 모두 소진해, 100만 좌를 추가 판매하기로 결정해 시장에 공급 중이다.
구성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oo9k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