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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물가 급등에도 금값 1%대 반등…AI 주식 급락에 안전자산 선호

현물 금 4156달러 회복…달러 약세·美 국채금리 3주 최저
9월 생산자물가 4년 반 만에 최대 상승…연준 금리 인상 확률 약 30%
지난 1월 28일(현지시각) 독일 뮌헨의 귀금속 보관시설에 다양한 크기의 금괴가 보관돼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월 28일(현지시각) 독일 뮌헨의 귀금속 보관시설에 다양한 크기의 금괴가 보관돼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의 물가 상승 압력으로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가 커졌지만 국제 금값은 1% 넘게 반등했다.

인공지능(AI) 관련주 급락으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로 몰리면서 국채금리가 하락하고 달러 가치도 떨어진 영향이다.

예상보다 높은 물가 지표가 금값에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지만 주식시장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가 이를 상쇄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국채금리 하락과 달러 약세에 힘입어 국제 금값이 3거래일 연속 하락세에서 벗어나 반등했다고 15일(이하 현지시각)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뉴욕시장에서 금 현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3% 상승한 트로이온스당 4156.52달러(약 553만6500원)를 기록했다.

금 현물 가격은 전날 일주일 만의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지만 이날 상승하면서 최근 3거래일간의 하락세를 끊을 가능성이 커졌다.

12월 인도분 미국 금 선물 가격도 1.7% 오른 트로이온스당 4177.80달러(약 556만4800원)를 나타냈다.

◇ AI 관련주 급락에 국채 매수…금값 반등 뒷받침

금값 반등의 주요 배경은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 가치의 동반 하락이다.

미국의 주요 기술주가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인 국채로 이동했고 국채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익률은 하락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이날 3주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달러 가치도 약세를 보였다.
로이터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0.5% 하락했다.

달러는 전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18개월 만의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지만 국채금리 하락과 함께 상승분 일부를 반납했다.

금은 국제시장에서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투자자들의 구매 부담이 줄어든다.

또한 금은 보유해도 이자가 발생하지 않는 자산이어서 국채금리 하락은 상대적으로 금의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블룸버그는 AI 관련주 매도세로 국채에 안전자산 수요가 몰리면서 전날 급등했던 국채금리가 다시 하락했고 금값도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싱가포르 화교은행(OCBC)의 크리스토퍼 웡 전략가는 국채금리가 급격한 변동을 보이며 앞선 상승분을 사실상 모두 반납한 점이 금값 상승을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 美 생산자물가 4년 반 만에 최대 상승…긴축 우려 여전


금값이 반등했지만 미국의 높은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9월 생산자물가는 상품과 서비스 비용 상승으로 약 4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이는 물가 상승 압력이 에너지 부문을 넘어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지표다.

앞서 14일 발표된 9월 소비자물가지수도 휘발유 가격 급등 등의 영향으로 시장 예상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이 확인되자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강화됐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 달러와 국채금리에 상승 압력이 가해지고 이자가 발생하지 않는 금의 투자 매력은 약해진다.

실제로 금값은 전날 소비자물가 발표 직후 달러와 국채금리가 상승하면서 하락했다.

그러나 이후 AI 관련주를 중심으로 주식시장 매도세가 확대되면서 국채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고 국채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높은 물가에 따른 긴축 우려와 주가 급락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것이다.

◇ 연준 인사들 금리 인상 신중론…10월 인상 확률 약 30%


높은 물가에도 연준이 곧바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금값 반등에 영향을 미쳤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미셸 보먼 연준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은 즉각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들의 발언 이후 이달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일부 진정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반영된 이달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약 30% 수준이다.

미국 금속거래업체 제이너메탈스의 피터 그랜트 수석 금속전략가는 시장이 전날 예상보다 높게 나온 소비자물가지수를 확인한 이후 강한 생산자물가 상승도 상당 부분 예상하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의 재정 상황 때문에 연준의 금리 인상 여력이 어느 정도 제약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리를 지금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올리면 미국 경제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하더라도 연준이 추가 긴축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 이란 전쟁 이후 금값 20% 넘게 하락…워시 의장 발언 주목


이번 금값 반등에도 올해 금시장이 받은 충격은 상당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금값은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된 이후 20% 넘게 하락했다.

전쟁에 따른 에너지 공급 차질이 국제유가 상승과 글로벌 물가 압력을 유발하고 각국의 통화긴축으로 이어지면서 금 투자에 부담을 준 것이다.

최근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도 상당 부분 휘발유 가격 급등에 영향을 받았다.

에너지 가격 외에 다른 분야에서도 물가 상승 압력이 나타나면서 연준의 통화정책 판단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물가 지표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그는 AI 관련 기반시설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미국 경제를 과열시키고 있을 가능성도 경고했다.

또한 현재의 금리 수준이 연준의 물가 상승률 목표인 2%를 달성하기에 충분한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고 밝혔다.

시장 참가자들은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발언에도 주목하고 있다.

워시 의장은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서 발언할 예정이다.

연준은 오는 27~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17일부터 통화정책 관련 공개 발언을 자제하는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워시 의장의 발언은 이번 회의에서의 금리 결정 방향을 가늠할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금과 함께 다른 귀금속 가격도 상승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은 현물 가격은 2.1% 오른 트로이온스당 56.78달러(약 7만5630원)를 기록했다.

백금은 0.6% 상승한 트로이온스당 1616.54달러(약 215만3240원), 팔라듐은 3.4% 오른 1131.25달러(약 150만6830원)에 거래됐다.

국제 금시장은 미국의 높은 물가에 따른 금리 인상 우려와 AI 관련주 급락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가 맞서는 상황이다.

로이터는 달러 약세와 국채금리 하락이 금값을 지지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며 블룸버그는 주식시장 불안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된 점을 금값 반등의 주요 배경으로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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