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허쥔 중국 과기부 부장 "기회와 도전 공존… AI 위험 관리 위한 국제 공조 시급"
워싱턴 '오픈웨이트 모델·데이터센터 장비' 추가 제재 검토 속 다자 협력으로 돌파구 모색
美 '규제 최소화 캐롤라이나 원칙' vs 中 '선한 AI·개도국 격차 해소' 거버넌스 주도권 격돌
워싱턴 '오픈웨이트 모델·데이터센터 장비' 추가 제재 검토 속 다자 협력으로 돌파구 모색
美 '규제 최소화 캐롤라이나 원칙' vs 中 '선한 AI·개도국 격차 해소' 거버넌스 주도권 격돌
이미지 확대보기미국이 중국산 데이터센터 장비와 오픈 웨이트(가중치 공개) AI 모델에 대한 추가 수출 통제를 만지작거리며 전방위 압박에 나서자 중국은 '포용적 다자주의'와 '글로벌 디지털 격차 해소'를 명분으로 내세워 미국의 일방적 기술 블록화 전선을 흔들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9월 3일(현지 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 개최된 G20 연구혁신 장관급 회의(9월 1~2일)에 참석한 인허쥔 중국 과학기술부 부장(장관)은 성명에서 AI 기술이 가져올 전례 없는 변화와 위험 요인을 통제하기 위해 전 세계 국가들이 시급히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 부장은 "인공지능과 첨단 신기술의 진화가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역동적인 국면에 진입했다"면서 "인류 번영이라는 막대한 기회와 함께 전례 없는 도전이 공존하는 만큼 글로벌 차원에서 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 간 협력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美 추가 제재 압박 고조 속 '다자 외교'로 맞불
이번 발언은 인공지능이 세계 양대 초강대국 간의 헤게모니 쟁탈전에서 핵심 안보 자산으로 굳어지며 미국이 대중국 기술 압박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는 시점에 나왔다.
미국 행정부는 이미 중국산 첨단 드론, 산업용 로봇, 스마트 전력 인버터 등에 대한 수입·공급망 배제 조치를 잇달아 발효시켰으며, 이에 맞서 중국은 드론 부품과 이중용도 물품의 대미 수출 통제를 강화하며 맞대응해 왔다.
여기에 미국은 현재 중국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용 장비 반입 금지와 메타(라마) 등 미국산 오픈소스·오픈웨이트 거대언어모델(LLM)의 중국 유입 차단을 포함한 새로운 제재 패키지를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씨티리서치(Citi Research)의 유셴롱 분석팀은 "미·중 양국의 AI 산업 직교류는 이미 이전의 전방위 수출 통제로 사실상 완전히 차단된 상태"라면서 "추가적인 제재 조치가 단행되더라도 중국 AI 모델과 소프트웨어의 실질적인 수출·성장에 미치는 1차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선한 AI' 내세운 중국 vs '노터치 원칙' 고수한 미국
이번 G20 장관급 회의에서는 AI의 안전과 거버넌스(규제체계)를 둘러싼 미·중 양국의 근본적인 접근 방식 차이가 여실히 드러났다.
인 부장은 중국이 과학기술 분야의 '고위급 대외 개방'을 지속할 것임을 강조하며 중국 정부의 공식 AI 독트린인 '인간 중심(People-centered)'과 '선(善)을 위한 AI(AI for Good)' 프레임을 전면에 내세웠다.
선진국의 기술 독점을 막고 글로벌 사우스(개발도상국)에 AI 인프라와 역량을 전수해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자는 주장은 미국의 제재망 바깥에 있는 다수 중립국들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외교적 지렛대다.
반면 회의 공동 주최자로 나선 마이클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국(OSTP) 국장은 각국 정부가 과도하고 성급한 사전 규제로 기술 혁신의 싹을 잘라서는 안 된다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크라치오스 국장은 미국 주도의 규제 완화 기조를 담은 '캐롤라이나 원칙(Carolina Principles)' 채택을 촉구하며 시장의 자율성과 혁신을 억누르는 엄격한 다자 규범 도입에 선을 긋는 '핸즈오프(손을 떼는) 방식'을 고수했다.
9월 24일 백악관 정상회담 앞두고 '사전 탐색전'
이틀간 열린 이번 G20 장관급 회의는 시진핑 주석의 9월 24일 방미를 앞두고 미·중 기술 통상 관료들이 마주 앉아 상대방의 AI 정책 기류를 파악한 사실상의 최종 예비 탐색전이었다.
인 부장의 이번 발언은 지난 7월 상하이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서 시 주석이 천명했던 "AI 개발, 거버넌스 규범, 국제 기술 표준 제정에서 글로벌 협력과 개방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최고지도부의 정책 기조와 궤를 같이한다.
인 부장은 회의 기간 중 영국·아르헨티나 등 주요국 대표단과 연쇄 양자회담을 하고 다자간 AI 기술 교류 방안을 조율했다.
중국의 G20 글로벌 AI 협력 제안은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대중 첨단기술 디커플링(결손)과 추가 수출 규제 칼날을 무력화하기 위해 다자 거버넌스 프레임을 선점하려는 고도의 외교적 우회 전략’이자 ‘9월 24일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AI 사이버 안보와 데이터 안전을 둘러싼 치열한 기술 담판의 전초전’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