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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우회론에도 유가 95달러…채권금리 고공행진

美 10년물 4.805%·30년물 5.279%…9월 금리인상 확률 69%
베선트 “2년 내 걸프 원유 우회”…달러 오르고 금은 3주 최저
호르무즈 해협.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호르무즈 해협. 사진=로이터

미국과 이란이 다시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95달러(약 13만원) 부근까지 올라섰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면서 이미 매도 압력을 받고 있던 글로벌 채권시장도 추가로 흔들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이란의 새로운 군사 충돌 이후 브렌트유 가격이 95달러(약 13만원) 안팎에서 움직이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 국채금리가 다시 고점을 높였다고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합의 여부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힌 이후에도 유가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안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원유 공급 차질과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재상승 우려가 금융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 美 10년물 4.805%…9월 금리인상 확률 69%


미국 국채금리는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다시 높아지면서 추가 상승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0.7bp(1bp=0.01%포인트) 오른 4.805%를 기록했다. 30년물 국채 수익률도 0.2bp 상승한 5.279%에 이르렀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물가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투자자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이달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더욱 높게 반영하고 있다.

LSEG에 따르면 시장이 반영하는 9월 연준 금리 인상 확률은 69%까지 올라갔다.

유럽 채권시장도 매도세를 피하지 못했다.

독일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2011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고 영국 10년물 국채금리도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일본 역시 이달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하게 예상되면서 국채시장이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 대상으로 떠올랐다. 일본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엔화 움직임도 면밀히 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베선트 “2년 내 호르무즈 우회”…시장 반응은 냉랭


채권시장 불안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가 끝난 직후에도 이어졌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회의에서 앞으로 2년 안에 걸프 지역 원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고도 수출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세계 원유 공급망의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는 중장기적인 공급망 대책인 만큼 당장의 원유시장 불안을 진정시키지는 못했다.

미국과 이란의 직접적인 군사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원유 수송로가 실제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국제유가에 계속 위험 프리미엄을 얹고 있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95달러 부근에 머물면서 금융시장은 유가 상승이 소비자물가와 중앙은행 정책에 미칠 영향을 다시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 달러 강세·금 약세…코스피도 4% 급락


유가와 채권금리 상승 충격은 다른 자산시장으로도 번졌다.

미국 주가지수 선물은 혼조세를 나타냈다. 나스닥 선물은 0.2% 내려 4거래일 연속 하락을 예고한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선물은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아시아와 유럽 증시도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WSJ 보도 시점 한국 코스피는 약 4% 급락했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각각 약 4%, 4.6% 떨어졌다.

반면 델 테크놀로지스는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증가를 반영해 연간 매출 전망을 250억달러(약 34조1500억원) 상향 조정한 뒤 시간외 거래에서 약 10% 급등했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높아진 금리 인상 기대는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렸다. 금 가격은 0.5% 내린 트로이온스당 4372.40달러(약 597만원)로 3주 만의 최저 수준까지 내려갔다.

비트코인은 최근의 낙폭 일부를 만회해 0.1% 상승한 7만7491.83달러(약 1억585만원)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미국 8월 ADP 민간고용 보고서와 연준 베이지북으로 이동하고 있다.

브로드컴, 스노우플레이크, 휴렛팩커드도 이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제유가가 95달러 부근까지 오른 가운데 미국 국채금리까지 다시 고점을 높이면서 시장의 핵심 변수는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원유 공급에 실제 차질을 일으킬지 여부로 압축되고 있다.

베선트 장관이 호르무즈 해협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장기 대책을 제시했지만 당장의 공급 불안과 인플레이션 우려를 누그러뜨리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유가와 채권금리의 동반 변동성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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