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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폭발’… 韓·대만, 2026년 상반기 수출 사상 첫 日 역전

2026년 1~6월 수출액 韓 4,963억 달러·대만 4,166억 달러… 日(3,844억 달러) 돌파
韓·대만 수출 전년비 50% 급증할 동안 日은 10% 증가에 그쳐
SK하이닉스·삼성전자·TSMC 완제품 칩 독점… 장비·소재 위주 일본 한계 드러내
한국의 SK 하이닉스는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이다. 사진=SK 하이닉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의 SK 하이닉스는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이다. 사진=SK 하이닉스

인공지능(AI) 산업 폭발에 따른 고성능 반도체 수요 급증에 힘입어, 2026년 상반기 한국과 대만의 총수출액이 역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전격 추월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이 장비·소재에서 고부가가치 완제품 반도체 칩으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나타난 지각변동이다.

8월 8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가 일본비교무역기구(JETRO)와 유엔 컴트레이드(UN Comtrade) 무역 통계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2026년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총수출액에서 한국과 대만이 각각 일본을 앞질렀다.

상반기 한국 4,963억 달러·대만 4,166억 달러… 일본 3,844억 달러로 하락


통계 분석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한국의 총수출액은 4,963억 달러(약 700조 2,800억 원)를 기록해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높은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대만 역시 4,166억 달러의 수출을 올리며 그 뒤를 바짝 쫓았다. 반면 수십 년간 아시아 수출 강국 자리를 지켜온 일본의 상반기 총수출액은 3,844억 달러에 그쳐 한국과 대만에 모두 자리를 내주었다.
전년 동기 대비 수출 성장률에서도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한국과 대만이 첨단 반도체 기지로서의 입지를 바탕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0%에 육박하는 폭발적인 수출 증가율을 기록한 반면, 일본의 상반기 수출은 약 10%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집적회로(IC) 완제품 칩이 성패 갈라… 한국·대만 총수출 30%가 반도체


이 같은 역전 현상의 핵심 동인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확장으로 폭증한 차세대 반도체 수요다.

대만의 TSMC, 폭스콘(혼하이)과 한국의 SK하이닉스, 삼성전자가 독점 생산하는 첨단 AI 칩과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양국의 수출을 강력하게 견인했다.

상반기 집적회로(IC) 수출액은 한국이 1,490억 달러, 대만이 1,330억 달러를 각각 기록하며 양국 전체 총수출의 약 30%라는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 불과 6개월간의 반도체 수출액이 2025년 한 해 전체 수출액을 이미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일본의 상반기 집적회로 수출액은 212억 달러에 불과해, 일본 전체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 수준에 그쳤다.

장비·소재 강국 일본의 한계… 완제품 칩 시장 성장에 뒤처져


일본은 도쿄일렉트론(TEL), 아드반테스트, 레이저텍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제조 장비 및 소재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의 상반기 반도체 장비 수출액은 150억 달러로, 한국의 52억 달러와 대만의 35억 달러를 훨씬 뛰어넘는 독보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반도체 생산 설비 투자가 늘어나더라도 장비와 소재의 수출 증가 속도는 완제품 첨단 칩의 폭발적인 수주액 증가세를 따라잡지 못했다.
미쓰비시 UFJ 리서치 앤 컨설팅의 마루야마 켄타 연구원은 "일본이 칩 설계와 제조 장비 등 상류(Upstream) 공정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만, 전 세계 반도체 수요가 급증할 때 완제품 칩 제조사에 비해 장비와 소재의 수출 성장 폭은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역대급 엔화 약세로 인한 달러 환산 착시를 감안하더라도, 원화와 신대만달러 역시 동반 약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통화 착시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산업 구조적 격차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물량 기준 일본의 수출량 지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십 년째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한국과 대만의 일본 수출 추월은, 향후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 내 완제품 제조사의 독주 체제 강화’와 더불어 ‘동아시아 IT 및 수출 주도권의 구조적 재편’을 예고하는 결정적 거시경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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