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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문턱 높아지자… 카드론·약관·예금담보 ‘불황형 대출’ 2조 증가

5대 은행 연간 목표 78% 소진…남은 여력 9500억 원
저축은행 상반기 3000억 원 감소…상호금융도 2분기 둔화
금융위, 가계대출 증가율 1.5% 유지…은행별 자율 관리 강화
가계대출 규제 강화 움직임 속에 보험약관대출과 카드론·예금담보대출 등‘불황형 대출’이 늘고 있다. 사진은 시중은행 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가계대출 규제 강화 움직임 속에 보험약관대출과 카드론·예금담보대출 등‘불황형 대출’이 늘고 있다. 사진은 시중은행 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은행권 가계대출 축소 속 일부 대출 수요가 보험약관대출과 카드론·예금담보대출 등 ‘불황형 대출’로 우회하고 있다. 특히 보유한 보험·예금을 담보로 비교적 간편하게 자금을 마련하거나 카드론을 이용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관련 대출 잔액은 올해 들어 2조 원 넘게 불어났다. 반면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이 은행권과 유사한 가계대출 규제를 적용받고 있어 제2금융권 풍선효과는 제한되고 있다.
15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이른바 불황형 대출로 분류되는 2금융권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보험약관대출은 지난 5월 말 71조8389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조431억 원 늘었다. 카드론은 1월보다 6684억 원 증가한 43조2534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5대 은행 예금담보대출도 지난 13일 6조7822억 원으로 1월보다 5229억 원 불어났다. 생활비 등 급전 수요에 예금이나 보험을 해지하지 않고 주식에 투자하려는 ‘빚투’ 수요까지 더해진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9일 기준 정책대출을 제외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금융당국과 조율한 연간 목표치의 78%에 도달했다. 남은 여력은 약 9500억 원이며, 이 가운데 세 곳은 이미 개별 목표치를 넘어 신규 영업을 줄이지 않으면 총량 목표를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승인된 주담대도 대출 여력을 추가로 압박하고 있다. 지난달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새로 승인한 주담대는 6조4212억 원에 이르렀다. 매달 4조~5조 원의 기존 주담대가 상환돼 승인액 전부가 잔액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승인된 대출이 통상 한 달 뒤 실행되는 만큼 당분간 대출 잔액의 증가 압력은 이어질 전망이다.
은행들은 신규 대출 한도를 낮추거나 접수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총량 관리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 한도를 6억 원에서 3억 원으로 낮췄다. 우리은행도 16일부터 영업점별 주택 관련 대출 한도를 월 3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줄이고 모기지보험(MCI·MCG) 가입을 제한한다. 다른 은행들도 모집인을 통한 대출 접수 중단과 우대금리 축소 등 간접적인 총량 관리에 나섰다.

다만 총량 규제가 전 금융권에 적용되면서 은행에서 밀려난 수요가 저축은행·상호금융으로 옮겨가는 전통적인 풍선효과는 제한적인 분위기다. 상반기 은행권 가계대출은 15조7000억 원 늘었지만 저축은행은 3000억 원 감소했고, 상호금융도 2분기 들어 증가세가 둔화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하락하더라도 올해 목표치를 완화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금융위가 제시한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은 1.5%가 목표다. 관리 기조를 풀면 부동산 시장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위는 국민은행의 주담대 한도 축소가 당국의 일률적인 지침에 따른 것이 아닌 해당 은행의 자율적인 조치라며, 구체적인 대출 제한 방식도 각 은행이 여건에 맞춰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들은 국민은행처럼 주담대 한도를 3억 원으로 일괄 축소하는 방안을 현재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현재 시행 중인 조치만으로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지 못하면 다른 은행들도 신규 대출 취급을 중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모기지보험 제한 등 간접적인 관리로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대출 판매를 제한하는 강도 높은 대응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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