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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 부담 속 ‘구조 변화’ 베팅… AI 추론 전환 수혜 입은 AMD 142% 급등

엔비디아 독주망 균열에 한국 반도체 교섭력 강화… 멀티벤더 전환 분수령
인공지능(AI) 인프라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독점 체제에 균열 조짐이 나타난다. 2026년 상반기 뉴욕증시에서 AMD 주가는 연초 대비 142% 급등하며 엔비디아의 상승률을 크게 앞질렀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인프라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독점 체제에 균열 조짐이 나타난다. 2026년 상반기 뉴욕증시에서 AMD 주가는 연초 대비 142% 급등하며 엔비디아의 상승률을 크게 앞질렀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공지능(AI) 인프라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독점 체제에 균열 조짐이 나타난다. 2026년 상반기 뉴욕증시에서 AMD 주가는 연초 대비 142% 급등하며 엔비디아의 상승률을 크게 앞질렀다.

AI 워크로드가 거대언어모델(LLM) 학습 중심에서 비용 효율이 중요한 추론과 에이전트 기반 애플리케이션으로 이동하면서,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포트폴리오를 모두 확보한 AMD가 수혜를 입었다. 다만 시장 컨센서스 기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Forward PER)87.9배까지 치솟아 엔비디아보다 가치평가(밸류에이션) 부담이 누적된 점은 과제다.

빅테크 공급망 다변화와 통합 아키텍처 경쟁


미국 금융정보매체 바차트는 지난 4(현지시각) AMD의 인프라 시장 점유율 확대와 장기 성장 전망을 심층 분석했다. 빅테크 기업들이 공급망 다변화를 서두르면서 AMD가 유력한 대안 칩 공급사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AI 인프라 투자가 GPU 중심에서 시스템 단위 최적화로 이동하면서 CPU, 메모리, 네트워크를 포함한 통합 아키텍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사업 견인… 분기 매출 38% 성장


AMD의 최근 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증가한 103억 달러(157500억 원)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40% 이상 늘었으며, 잉여현금흐름(FCF)은 세 배 이상 급증했다. 글로벌 대규모 클라우드 기업들의 차세대 인프라 투자가 지속되면서 데이터센터 사업이 전사 성장을 견인했다. 실제 20261분기 데이터센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7% 급증하며 시장 기대치를 충족했다.

서버용 CPU AI 가속기 도입 확대


서버용 CPU 시장에서는 최신 5세대 에픽 '투린' 칩의 수요가 강력하다. 1분기 서버 CPU 매출이 50% 이상 늘어난 가운데, AMD2분기 매출 역시 지난해보다 70% 이상 성장해 이 추세가 2027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AI 가속기 시장에서는 인스팅트 GPU 제품군이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Meta, 오라클의 커스텀 서버에 채택되며 도입을 넓히고 있다. 여전히 쿠다(CUDA) 중심의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선점한 엔비디아의 지배력은 공고하다. 그러나 서버당 총소유비용(TCO) 절감 효과와 더불어 메모리 용량 대비 가격 경쟁력, CPUGPU 간 데이터 처리 효율이 부각되면서 AMD의 입지가 넓어졌다. 오픈 소스 기반 소프트웨어 생태계인 'ROCm'의 빠른 확장도 빅테크 기업들의 기술 진입 장벽을 낮추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고멀티플 논쟁과 중장기 성장 로드맵


급격한 주가 상승에 따라 가치평가 적정성을 둘러싼 금융권의 시선은 엇갈린다. LSEG 데이터 기준 12개월 선행 PER 87.9배는 엔비디아의 선행 PER 22.7배와 비교해 상당한 프리미엄이 반영된 수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주당순이익(EPS) 분모가 아직 본격적인 GPU 매출 램프업(생산량 확대) 전단계에 머물러 있어 멀티플이 착시 현상으로 높아 보인다고 진단한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익 성장률을 감안한 주가수익성장비율(PEG) 관점에서 장기 성장성이 가시화된다면 현재의 높은 멀티플도 정당화가 가능하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AMD가 제시한 중장기 목표는 향후 3~5년 내 연간 매출성장률 35% 이상, 조정 영업이익률 35% 초과다. 장기 조정 EPS 목표치를 20달러 돌파로 잡았는데, 이는 2025 회계연도 실적인 4.17달러보다 5배에 달하는 공격적인 수치다. 다만 하반기 빅테크 기업들의 설비투자(CAPEX) 속도 조절 가능성이나 글로벌 칩 공급 과잉에 따른 GPU 평균판매단가(ASP) 하락 압력은 투자자가 유의해야 할 리스크 시나리오다.

추론 중심 패러다임 전환과 한국 반도체의 기회


2026년 하반기 글로벌 AI 시장은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모델 학습 단계를 지나, 서비스 운영 비용을 낮추는 추론 인프라 구축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한다. 추론 워크로드는 연산 속도 못지않게 고성능 CPU와 고용량 메모리의 병렬 구성 효율이 핵심이다. 이는 AMD의 에픽 CPU와 인스팅트 GPU 통합 플랫폼이 강점을 발휘하는 최적의 환경이다.
AMD 가속기의 점유율 확대는 한국 반도체 공급망의 역학 관계를 바꾸는 분수령이 된다. 빅테크 기업들의 AMD 채택 확대는 단순한 부품 수요 증가를 넘어, 인더스트리 전반이 엔비디아 단일 의존증에서 벗어나 멀티벤더 구조로 전환됨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내 특정 업체에 편중됐던 공급망 리스크가 완화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채널 다변화 기회를 맞이한다.

나아가 에픽 CPU 확산은 차세대 서버용 디램(DDR5) 수요 증가와 대규모 추론 과정에서 발생하는 스토리지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고용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공급 확대로 이어진다. 엔비디아의 독점 지배력에 눌려있던 한국 부품사들이 대체 수요처를 확보함으로써 가격 협상력을 높이고, 가치사슬 내 수익성을 방어하는 강력한 지지선을 구축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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