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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유, 이란 전쟁 후 첫 75달러 밑으로 하락

호르무즈 통항 회복에 공급 우려 완화…UAE 수출도 전쟁 전 85% 수준
호르무즈 해협 통항 회복으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완화되면서 브렌트유와 WTI 등 국제유가가 이란 전쟁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사진=챗GPT이미지 확대보기
호르무즈 해협 통항 회복으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완화되면서 브렌트유와 WTI 등 국제유가가 이란 전쟁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사진=챗GPT

국제유가가 이란 전쟁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75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 진전을 시사한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이 늘어나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빠르게 완화된 영향이다.

24일(이하 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브렌트유가 런던 시장에서 장중 3.1%까지 하락하며 지난 2월 27일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8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이날 낮 기준 3% 하락한 배럴당 74.76달러(약 11만6000원)에 거래됐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물도 3% 내린 배럴당 71.04달러(약 11만원)를 기록했다.

브렌트유가 75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이란 전쟁이 시작된 뒤 처음이다. 전쟁 고점과 비교하면 국제유가는 약 40% 하락했다. 전쟁 확산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로 급등했던 위험 프리미엄이 빠르게 빠지는 모습이다.

◇ 호르무즈 해협 통항 회복


유가 하락의 직접적인 배경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회복이다. 최근 더 많은 유조선이 위성 신호를 켠 상태로 호르무즈 해협을 공개 통과하고 있다. 이는 선주와 선박 운항사들이 해협 통항 위험이 낮아졌다고 판단하기 시작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국제해사기구(IMO)도 페르시아만 안에 머물던 수백 척의 선박이 빠져나올 수 있도록 안전 보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가 세계 시장으로 나가는 핵심 통로다. 이 해협의 통항 정상화 여부는 유가와 해운 비용, 에너지 수급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원유 수출이 전쟁 전의 약 85%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추정했다. 블룸버그는 UAE가 최근 몇 주 동안 페르시아만 내부에서 약 6000만배럴의 원유를 판매했다고 전했다.

전쟁 중에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차질을 피하기 위해 우회 수송과 대체 공급망이 동원됐다. 여기에 실제 해협 통항량까지 늘어나자 실물 원유 시장에서도 가격 약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브렌트유 최근월물과 차월물 가격 차이는 최근 며칠 동안 공급 여건이 약해지고 있음을 나타냈고 북해산 원유부터 서아프리카산 원유까지 실물 프리미엄도 떨어지고 있다.

◇ 미·이란 협상 기대, 공급 프리미엄 낮춰


미국과 이란은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에서 초기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양측의 설명이 엇갈리고 있어 최종 합의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당장 전쟁 확산 가능성보다 원유 흐름 회복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로이터통신도 이날 브렌트유가 이란 전쟁 시작 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더 원활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유가 하락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정치권에서도 이란 전쟁을 둘러싼 부담이 커지고 있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미국 상원은 23일 미국의 이란 전쟁을 끝내는 결의안을 가결했다. 이 결의안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을 실제로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전쟁 지속에 대한 국내 정치적 지지가 약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별도로 유가 하락에도 휘발유 가격이 더 빨리 떨어지지 않는 이유를 법무부가 살펴보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전국 평균 휘발유 소매가격은 5월 말 이후 14% 하락해 갤런당 4달러 아래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최근 5년 계절 평균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미국 소매 경유 가격도 3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갤런당 5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 일부 재고 지표는 여전히 빠듯


다만 모든 지표가 공급 완화를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미국 일부 지역의 재고 상황은 여전히 빠듯하다. 블룸버그가 확인한 미국석유협회(API) 자료에 따르면 오클라호마주 쿠싱의 원유 재고는 지난주 100만배럴 추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싱은 WTI 가격 산정의 핵심 저장 거점이다. 공식 통계에서 이 수치가 확인될 경우 쿠싱 재고는 시장에서 최소 운영 수준으로 여겨지는 2000만배럴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 이는 미국 내 일부 원유 시장에서는 여전히 공급 여유가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시장 전체의 초점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회복과 중동산 원유 공급 정상화 가능성에 맞춰져 있다. 전쟁 프리미엄이 빠르게 줄어들면서 국제유가는 이란 전쟁 이전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

향후 유가 흐름은 미·이란 협상이 실제 종전 합의로 이어질지, 호르무즈 해협 통항 회복이 안정적으로 유지될지, 이란과 걸프 산유국의 원유 수출이 얼마나 빨리 늘어날지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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