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재봉쇄·레바논 교전 겹쳐 60일 핵협상 시계 흔들
유가 들썩... 정유·물류 의존 큰 한국 경제도 촉각
유가 들썩... 정유·물류 의존 큰 한국 경제도 촉각
이미지 확대보기양측은 이날 밤늦게까지 마라톤 협상을 이어갔고, 고위급 일정은 22일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번 협상은 미국과 이란이 지난주 서명한 양해각서(MOU) 이행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레바논의 대리세력을 즉각 통제하지 않으면 지난주보다 더 강하게 타격하겠다"는 글을 올리면서 분위기가 급랭했다.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이란이라는 나라 자체가 없어질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란 협상 수석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엑스(X)에 "말을 조심하라, 우리 군은 다른 방식으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맞받았고, 이란 대표단은 한때 협상장을 비운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국 측 관계자는 CBS방송에 "이란이 협상장을 떠났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레바논 이중 변수… 유가·환율 출렁
협상의 발목을 잡은 핵심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과 레바논 교전이다. 이란은 지난 20일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을 이유로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봉쇄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미국 중부사령부는 21일 성명에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지 못한다"며 전날 상선 55척이 원유 1700만 배럴 이상을 싣고 해협을 통과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선박 추적 데이터를 보면 이란의 봉쇄 발표 이후 위치 신호를 켠 채 해협을 지난 선박은 소형 유조선 1척에 그쳤다. 영국 해운단체 발트국제해운협의회(BIMCO)는 "안전 항로에 대한 구체적 정보가 부족해 업계의 항행 위험 인식이 여전히 높다"고 밝혔다.
레바논에서는 이스라엘군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교전이 이어지면서 지난 20일 하루에만 20명이 숨졌다. 이란 외무부는 레바논을 포함한 전 전선의 종전이 이뤄지지 않으면 양해각서의 본질적 쟁점은 논의할 수 없다는 처지를 밝혔다.
독일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국방장관은 21일 공영방송 ARD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 책임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말했다.
이번 충돌로 국제유가는 21일 주말장 마감 뒤 22일 거래 재개를 앞두고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한국 원유 수입량의 약 7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고 분석한 바 있어, 해협 봉쇄가 길어지면 국내 정유·석유화학 업계의 원가 부담이 다시 커질 가능성이 있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530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어, 중동발 변수가 환율과 코스피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60일 시한부 협상… "신뢰 구축이 관건"
밴스 부통령은 협상 뒤 기자들에게 "지난 몇 시간 동안 상당한 진전을 이뤘고 앞으로 더 진전이 있을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이란 핵 프로그램 종료는 이미 달성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에게 이란 국민과의 관계를 새롭게 전환하라는 임무를 줬다"고 전했다.
CBS방송이 인용한 중동지역 소식통은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미·이란 전쟁과 이스라엘·헤즈볼라 분쟁을 분리해 다루려 했으나 양해각서 1항에 레바논 문제가 포함되면서 협상 전략에 혼선이 생겼다고 전했다.
악시오스는 미국 측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중재국들이 양측의 신뢰 구축을 돕고 있고, 이번 1차 협상이 앞으로 신뢰 구축의 발판이 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고위급 정치 협상은 22일 마무리되고, 기술팀은 스위스에 남아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미 의회 일각에서는 회의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21일 CBS방송 인터뷰에서 "외교적 해법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협상이 실패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무력으로 직접 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쟁으로 미 국방부가 쓴 비용은 약 400억 달러(약 61조 32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같은 싱크탱크는 추산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