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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폭스바겐, ‘차이나 스피드’로 반격… 중국 시장 판도 바꾼다

중국 내 ‘현지화’ 전략으로 부진 탈출 시도… 현지 기업과 손잡고 ‘중국형 신차’ 공세
BYD 등 토종 브랜드 약진 속, 합작사 시장 점유율 10% 위기론에도 기술 협력으로 생존 도모
기아의 전기차 ‘EV5’.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기아의 전기차 ‘EV5’.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현지 밀착형’ 전략을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최근 중국 현지에서 진행된 베이징 오토쇼 현장에서는 과거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던 외국계 완성차 업체들이 현지 기업과 협력해 개발한 전기차를 대거 선보이며 중국 시장 재공략을 선언했다.

자동차 전문 매체 인사이드EV(InsideEVs)는 지난 23일(현지시각) 보도한 기사를 통해 이 같은 시장 변화를 조명했다. 과거 중국 시장에서 구형 모델과 낮은 품질로 외면받던 외국계 브랜드들이 현지 기업과의 기술 제휴를 통해 중국 소비자 입맛에 맞는 차량을 빠르게 내놓으며 시장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시장의 변화, ‘현지화’ 없이는 생존 불가능


그동안 중국 전기차 시장은 정부 보조금과 함께 자국 브랜드들이 빠르게 기술 혁신을 이루며 외국계 브랜드를 압도해 왔다.

현지 소비자들이 최신 전동화 기술과 인공지능(AI), 고도화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원할 때, 일부 외국계 업체들은 구형 설계를 기반으로 한 상품을 높은 가격에 판매하며 경쟁력을 잃었다.

그러나 올해 베이징 오토쇼에 나타난 현대자동차는 이전과는 달랐다. 현대차는 중국 북경자동차그룹(BAIC)과 협력해 개발한 ‘아이오닉 V’를 공개했다.

이 차량은 모멘타(Momenta) 등 중국 자율주행 기술 업체의 소프트웨어를 탑재하고 현지 공급망을 활용해 중국 소비자가 선호하는 기능을 대거 갖췄다.

현대차는 이를 계기로 오는 2030년까지 중국 내 판매량을 연간 50만 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폭스바겐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폭스바겐은 샤오펑(Xpeng) 및 상하이자동차(SAIC)와 손잡고 ‘ID. 아우라’, ‘ID. 에라 9X’ 등 현지 특화 모델을 선보였다.

업계에서는 이들 기업이 내세우는 ‘중국 시장을 위한, 중국에 의한(By China, For China)’이라는 슬로건이 단순한 구호가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 보고 있다.

합작사 위기론 속 ‘기술 협력’으로 승부수

외국계 브랜드의 반격이 시작됐지만,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자동차 시장 전문가인 마크 앤드류스는 최근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비야디(BYD)의 왕촨푸 최고경영자는 지난 2024년, 기존 합작사들의 시장 점유율이 향후 3~5년 내 1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며 “중국 경제 성장 둔화와 현지 브랜드의 해외 수출 확대로 인해 외국계 브랜드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지 업체와 긴밀히 협력한 사례들은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기아의 전기차 ‘EV5’는 현지 특화 전략을 통해 지난해와 비교해 판매량이 약 50% 증가했다.

닛산의 전기차 ‘N7’과 ‘NX8’ 역시 사전 주문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으며, 토요타의 ‘bZ3x’는 합작사가 만든 SUV 가운데 가장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며 연간 8만 대 수준의 실적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외국계 완성차 업체들의 중국 시장 내 성패는 브랜드 가치보다 현지 기술력과 얼마나 빠르게 결합하느냐에 달렸다고 입을 모은다.

시노 오토 인사이트의 투 레는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길은 현지 기술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것뿐”이라며 “단순한 판매량 회복을 넘어 중국에서 검증된 기술이 향후 글로벌 시장의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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