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뒤 항공유값 2.5배 급등…국제선 왕복 약 1000편 축소
무급휴직·입사 연기 확산…2분기 실적 악화 우려
무급휴직·입사 연기 확산…2분기 실적 악화 우려
이미지 확대보기12일 업계에 따르면 항공사들은 고유가·고환율이 겹치면서 연료비뿐 아니라 항공기 리스료, 정비비 등 달러 기반 비용 전반에서 압박을 받고 있다.
한 저비용항공사(LCC) 관계자는 “원래 항공유 결제액이 57억원 수준이었는데 최근에는 160억원 정도까지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 5월 유류할증료 산정 기준이 된 3월 16일∼4월 15일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214.71달러로, 전쟁 전인 1월 16일∼2월 15일 평균 가격 85.85달러보다 약 2.5배 올랐다.
대형항공사(FSC)들도 비용 압박에서 자유롭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FSC는 유가 헤지 등으로 일부 비용 변동을 방어할 수 있지만 고유가와 고환율이 동시에 이어지는 상황이라 지금은 버티고 있는 시기”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도 중동전쟁 전 1400원대 초중반 수준에서 한때 1530원대까지 치솟았고 최근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항공사는 항공유와 항공기 리스료, 정비비 등 주요 비용을 달러로 결제하는 비중이 커 환율 상승에 취약한 구조다.
비용 부담은 국제선 감편으로 이어졌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LCC를 중심으로 중동전쟁 이후 동남아 등 중거리 국제선 운항편은 왕복 기준 약 1000편가량 감소했다. 일부 항공사는 다음 달 운항 일정을 아직 확정하지 않아 감편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제주항공은 5∼6월 국제선 왕복 기준 187편을 감축했으며 에어부산은 왕복 212편을 줄여 감편 규모가 가장 컸다.
진에어도 왕복 176편을 감편했으며 이스타항공은 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150편을 줄였다. 에어프레미아는 73편, 에어서울은 51편, 티웨이항공은 53편을 각각 감편했다.
운항 축소만으로 비용 부담을 방어하기 어려워지면서 항공사들은 고정비 절감에도 나서고 있다.
김광옥 한국항공대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항공사 내부적으로는 완전히 마른 걸레를 더 짜는 상황”이라며 “기업 입장에서 인건비는 대표적인 고정비인 만큼 무급휴직 등으로 고정비를 준고정비화하는 전략을 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진에어는 지난 11일 입사 예정이던 객실 승무원 약 50명의 입사 시점을 추석 연휴 이후인 9월 말에서 10월 초로 연기했다.
제주항공은 지난 8일부터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6월 한 달간 무급휴직 신청을 받고 있으며 티웨이항공도 지난달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5∼6월 두 달간 무급휴직을 도입했다. 에어로케이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5월 한 달간 무급휴직 신청을 받았다.
정부도 항공업계 상황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국내 12개 항공사 대표들과 비상경제 간담회를 열고 공항시설 사용료 납부와 재무구조 개선명령을 한시적으로 유예하고, 중소 항공사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을 관계 부처와 협의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도 지난달 말 비상고용노동상황점검회의를 열고 항공업계에서 고용위기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요건과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기준 완화 등을 검토하고 있다.
2분기부터는 항공업계의 실적 악화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티웨이항공·진에어·제주항공·에어부산 등 국내 상장 항공사 6곳 중 대한항공을 제외한 항공사들은 일제히 적자가 예상되며 올해 2분기 영업손익 전망치 합계는 5162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이지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unda92@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