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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홍치, 스페인 스텔란티스 공장 점령하나… 유럽 생산 거점 확보 '임박'

FAW그룹, 립모터 매개로 위탁생산 협상… 2028년까지 15종 신차 출시 목표
최소 7300억원 투자비 절감 효과… 관세 장벽 우회하는 '홍치 공습'에 지형 변화 예고
훙치 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훙치 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중국의 상징적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홍치(Hongqi)'가 글로벌 자동차 거물 스텔란티스(Stellantis)와 손잡고 스페인 현지 생산을 위한 막바지 협상에 나섰다.

로이터 통신은 28일(현지시각), 홍치의 모기업인 국영 제일자동차그룹(FAW)은 스텔란티스의 스페인 공장을 활용해 유럽 수출용 차량을 직접 생산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움직임은 가파르게 상승하는 유럽연합(EU)의 대중국 관세 장벽을 넘고, 막대한 공장 설립 비용을 절감하여 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립모터 가교 삼아 '스페인행'… 최소 5억 달러 투자비 아낀다


마오쩌둥 전 주석의 의전차로 잘 알려진 '중국의 자존심' 홍치가 서유럽 제조 거점 확보를 위해 실리 중심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FAW는 스텔란티스와 지분 관계가 얽혀 있는 전기차 업체 '립모터(Leapmotor)'를 매개체로 협상을 진행 중이다. FAW와 스텔란티스는 모두 립모터의 주요 투자자다.

이번 협상이 타결되면 홍치는 신규 공장 건설에 필요한 최소 5억 달러(약 7375억 원) 이상의 초기 투자 비용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홍치는 이미 지난해 립모터와 전기차 플랫폼 공급 계약을 맺으며 기술 협력의 물꼬를 텄다. 협상에 정통한 관계자는 스페인 사라고사(Zaragoza) 공장이 유력한 생산 기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공장은 이미 스텔란티스가 립모터의 전기차 모델을 위탁 생산하기로 한 곳이다.

2028년까지 신차 15종 융단폭격… 해외 판매 10만 대 승부수


홍치의 유럽 공습은 단순한 시도가 아닌 치밀한 중장기 전략의 결과물이다. 홍치는 오는 2030년까지 연간 100만 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10%인 10만 대 이상을 해외 시장에서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2028년까지 유럽 25개국 시장에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모델 15종을 차례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미 콤팩트 전기 SUV인 'EHS5'를 공개하며 시장 반응을 살피고 있는 홍치는 현지 생산을 통해 대중국 수입 전기차에 부과되는 높은 관세를 우회하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산이다.

업계 분석가는 "홍치가 관세 부담이 적은 홍콩 생산안도 검토했으나, 유럽 현지 물류 효율성을 고려할 때 스페인이 최적의 선택지가 되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텔란티스의 셈법… 중국 기술 수혈받아 '생존' 도모


이번 협상은 스텔란티스 입장에서도 버릴 수 없는 카드다. 스텔란티스는 이미 립모터와 손잡고 오펠(Opel) 브랜드의 차세대 전기 SUV를 공동 개발하는 등 중국 기술 도입에 적극적이다.

유럽 전통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전환 속도에서 뒤처지는 상황에서, 노후 공장의 가동률을 높이고 중국의 전기차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는 '적과의 동침'을 택한 셈이다.

다만 이러한 흐름이 유럽 자동차 산업의 종속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글로벌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국영 기업인 FAW가 유럽 내 제조 기반을 갖추게 될 경우, 기존 유럽 브랜드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홍치의 스페인 입성은 단순한 공장 가동을 넘어, 중국 럭셔리 자동차가 유럽 심장부에서 정면승부를 선언한 상징적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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