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 CEO의 방한 행보, 韓 수요처·공급원
오는 2029년 6G 상용화 정조준… '글로벌 연합' 갖춰
오는 2029년 6G 상용화 정조준… '글로벌 연합' 갖춰
이미지 확대보기26일 업계에 따르면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한국을 방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전자 경영진과 잇따라 회동했다. 이번 방문은 AI 생태계를 선점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퀄컴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에 들어가는 칩셋을 제공하고 있다. 서버용 AI를 선보인 데 이어 데이터센터 AI 추론 시장까지 확대하기 위해서는 저전력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수급이 필요하다. 즉 퀄컴에게 한국은 주요 수요처인 동시에 핵심 공급원인 최고의 파트너인 셈이다.
퀄컴과 한국이 인연을 이어온 것은 통신사업부터였다. 지난 1996년 전 세계 이동통신의 표준은 시분할다중접속망(TDMA)방식이 주를 이뤘지만 이용자 증가에 따른 기능 저하의 문제로 대체가 필요했다. 당시 CDMA기술이 이론적으로는 대체 가능하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퀄컴은 이에 굴하지 않고 CDMA기술을 개발했다. 상용화할 시장이 없었으나 당시 우리나라 정부가 TDMA에서 더 발전된 CDMA를 국책사업으로 지정했다. 이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난 1991년 CDMA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퀄컴과 원천기술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이로 인해 퀄컴은 자신들의 기술을 시연해볼 장소를 확보하게 됐다. 지난 1996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을 통해 세계 최초로 CDMA 디지털 이동전화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퀄컴은 이동통신에서 이름을 알렸다. 특히 국내 통신망이 3G와 4G 등으로 전환할 당시 삼성과 LG에서 생산하는 휴대폰에 칩셋을 공급하면서 글로벌 시장에 핵심 부품 공급자로 이름을 알렸다. 이를 바탕으로 애플의 아이폰까지 칩셋을 공급하면서 위상을 더욱 높였다.
퀄컴은 통신 사업에 그치지 않고 2000년대부터 AI로 사업 영역을 전환하기 시작했다. AI라는 용어가 대중화되기 전인 지난 2007년부터 퀄컴은 스냅드래곤 플랫폼에 '헥사곤 디지털 신호 처리기(DSP)'를 탑재했다. DSP는 오디오나 이미지 처리를 저전력으로 확보하기 위한 보조 프로세서로 사용됐다. 이는 AI 연산의 핵심인 신경망 처리장치(NPU)의 모태가 됐다.
본격적으로 1세대 AI 엔진이 나온 것은 지난 2015년이다. 당시 스냅드래곤 820을 출시하고 이를 스마트폰에 적용하면서 카메라의 장면 인식, 음성 인식 등에 AI 기술을 본격적으로 접목하기 시작했다. 2018년에는 헥사곤 NPU에 텐서 가속기를 추가하면서 딥러닝 성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렸다.
이후에도 AI 사업을 본격화 하기 위해 인수와 신사업을 이어왔다. 지난 2021년 반도체 스타트업 누비아를 약 14억 달러(약 1조5400억 원)에 인수했다. 이 기업은 애플 핵심 엔지니어들이 설립했으며 ARM 아키텍처 기반의 고성능·저전력 중앙처리장치(CPU) 설계에 특화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퀄컴은 자체 개발한 오라이온 CPU를 탑재한 스냅드래곤 8 엘리트 등을 선보이며 모바일과 컴퓨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을 뛰어넘는 AI 다각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에 아몬 CEO가 LG전자를 방문한 것도 피지컬 AI 시장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피지컬 AI란 로봇이나 가전 등 물리적 하드웨어에 탑재되는 AI를 뜻한다. AI업계 한 관계자는 "퀄컴은 통신부터 AI까지 국내 기업과 함께 해온 기업"이라며 "최근에도 국내 기업과 다양한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퀄컴은 오는 2029년 6G 상용화를 위해 국내 이동통신 3사와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는 물론 구글, MS 등 글로벌 빅테크와 에릭슨, 노키아 등 인프라 기업이 대거 참여한 '글로벌 6G 연합'을 구축해 미래 통신 시장 주도권 확보에도 나섰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












